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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 "경호원님, 선을 넘어주세요!"💕

빛나는 빛나 2025. 11. 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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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 "경호원님, 선을 넘어주세요!"💕

 

 

<경호원님, 선을 넘어주세요!>

 

 

 

1화. 그녀와 그의 첫 대면

국내 굴지의 H 그룹 회장 저택, '청람재'는 그 이름처럼 푸른 산의 기운을 담고 있는 웅장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그 웅장함 속에서도 스물여섯의 차수빈은 새장 속의 새처럼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H 그룹 차 회장의 막내딸로, 온화하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녔으나, 그 누구에게도 간섭받고 싶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최근 H 그룹은 은밀한 첩보를 입수했다. 수빈을 노리는 국제적인 범죄 조직이 그녀의 납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정보였다. 회장은 사색이 되어 그녀의 경호를 더욱 강화했지만, 수빈의 예측 불가능하고 자유분방한 행동은 모든 경호원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지난 3개월 동안 교체된 경호원만 무려 다섯 명. 그들은 모두 수빈의 '선 넘는' 도발과 기행에 못 이겨 스스로 백기를 들고 떠났다.

"아가씨, 오늘은 제발 약속된 동선대로 움직여 주십시오."
"어머, 김 경호원님. 삶이 예정된 대로 흐르면 그건 다큐멘터리죠. 전 영화를 찍고 싶어요, 영화!"

수빈은 이런 식으로 경호원들의 통제를 비웃듯 따돌리고, 종종 경고 구역으로 달려가 그들을 심장마비 직전까지 몰아넣었다. 그녀의 도발은 경호원들에게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들의 '경호원'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면모를 보고 싶어 했고, 그들이 자신의 삶에 완벽하게 종속되는 것을 거부했다.

오늘, 차 회장은 마지막 희망이라도 되는 듯 한 남자를 수빈의 경호원으로 앉혔다.

"이 사람은 강준서 경호원이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이며, 특수 경호 분야에서는 최고 중의 최고로 인정받는 인재다. 수빈이 너를 맡길 수 있는 마지막 사람일 거다."

회장의 말에 수빈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31세, 강준서. 완벽하게 재단된 검은색 수트를 입고, 마치 조각상처럼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서 있었다. 햇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더욱 날카롭게 빛나는 그의 눈빛은 맹수와 같았으며, 일말의 감정도 허용하지 않는 듯한 냉철함이 배어 있었다. 키는 180cm를 훌쩍 넘었고, 넓은 어깨와 잘 다듬어진 몸매는 수트 아래에서도 숨겨지지 않는 압도적인 '남자다움'을 과시했다. 숨이 막힐 정도로 멋있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수빈의 이전 경호원들은 그녀의 미소 한 번에 무너졌지만, 강준서는 달랐다. 그의 눈동자에는 수빈의 '귀여움'이나 '사랑스러움' 같은 것은 전혀 등록되지 않은 듯 보였다. 오직 '임무'와 '대상'만이 존재했다.

"강준서 경호원입니다. 오늘부터 아가씨의 경호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으며, 감정이 전혀 실려 있지 않았다. 수빈은 문득 그가 인간이 아니라 최첨단 AI 로봇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했다.

"강준서 경호원님. 반갑습니다. 저는 차수빈이에요. 음, 저를 경호하는 임무가 꽤 힘들다는 건 알고 계시죠?"

수빈이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지만, 준서의 표정은 미동도 없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준서는 차 회장에게는 경의를 표하고, 수빈에게는 단지 임무를 수행하는 존재에게만 허락된 시선으로 응시했다.

"저는 아가씨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며, 그 어떤 외부의 위협이나 내부의 방해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지켜야 할 것은 오직 '선'입니다. 저와 아가씨 사이의 경호원과 피경호인이라는 '선', 그리고 임무와 사적인 감정 사이의 '선'."

그의 말투는 선언과도 같았다. 수빈은 자신에게 정면으로 도전하는 듯한 이 남자의 강렬함에 처음으로 짜릿한 흥미를 느꼈다. '철벽남'이라는 이름표가 그의 이마에 붙어 있는 것 같았다.

"좋아요. 그럼 강 경호원님. 지금부터 제 미션은 경호원님의 그 단단한 '선'을 기어코 넘어뜨리는 것으로 정해야겠네요."

수빈의 눈빛이 장난기를 넘어 목표를 향한 집념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내기 상대는 더 이상 나약한 보통의 경호원이 아니었다. 그녀의 앞에는, 전직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강하고 멋진, 그러나 냉정한 철벽이 서 있었다. 수빈은 자신의 자유로운 삶을 지키기 위한 경호를 받아들이는 대신, 그 경호를 제공하는 강준서라는 남자에게 자신의 모든 신경을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 작은 도전이 자신의 심장을 건드리는 가장 위험한 게임이 될 줄은.

 

2화. 냉철함의 기준, 그리고 도발의 시작

강준서는 청람재에 배치된 첫날부터 완벽한 방벽을 구축했다. 그는 수빈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지만, 그 거리는 항상 1.5미터 이상을 유지했다. 그의 시선은 오로지 주변 환경과 잠재적 위협에만 고정되어 있었다. 수빈은 그의 냉철함에 혀를 내둘렀다. 이전 경호원들은 그녀의 시선이나 가벼운 미소만으로도 얼굴을 붉히거나 말을 더듬었는데, 준서는 마치 그녀가 투명 인간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했다.

"강 경호원님, 제가 오늘 아침에 이 드레스를 입을까, 저 원피스를 입을까 고민했는데, 경호원님 눈에는 어느 쪽이 더 예뻤을까요?"

수빈은 아침 식사 테이블에 앉아 그가 서 있는 복도 쪽을 향해 해맑게 물었다. 준서는 테이블에서 충분히 떨어진 위치에 서서 미동도 없이 대답했다.

"아가씨의 복장은 경호 동선과 상황에 따른 위협 노출도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의상 자체의 미적인 요소는 제 임무와 관련이 없습니다."

"와, 정말 로봇 같아요. 감탄했어요."

수빈은 숟가락으로 시리얼을 휘저으며 웃었다. 그녀의 말은 비아냥거림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이렇게 완벽하게 감정을 배제하는 남자는 처음이었다. 그녀의 호기심은 더욱 증폭되었다. 이 단단한 껍질을 깨고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첫 번째 도발은 사소한 접촉 시도였다. 수빈은 점심 식사 후, 일부러 그의 근처를 지나가며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놓쳤다. 책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수빈은 책을 줍는 척하며 준서의 손등을 찰나의 순간 스치려 했다.

하지만 준서는 수빈의 의도를 읽기라도 한 듯, 책이 바닥에 닿기 직전, 그림자처럼 움직여 그녀보다 먼저 책을 집어 들었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잘 훈련된 고양이처럼 유연하고 빨랐다. 수빈이 손을 뻗기도 전에 책은 이미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아가씨, 물건을 놓치셨습니다."

그는 책을 들어 수빈에게 건넸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주변을 스캔하고 있었다. 수빈이 책을 받아 들 때도, 그의 손은 찰나의 접촉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완벽하게 피했다. 그녀의 손가락 끝이 허공을 갈랐다.

"어머, 감사합니다. 강 경호원님은 정말 빠르시네요. 혹시 반사 신경 테스트해보신 적 있으세요?"

수빈은 실망한 기색 없이 해맑게 물었다.

"임무 수행을 위해 항상 최고 수준의 신체 능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특수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입니다."

그의 대답은 언제나 교과서적이었고, 빈틈이 없었다. 마치 그에게는 '차수빈'이 아니라 'VIP 차수빈'이라는 코드명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날 저녁, 수빈은 거실에 홀로 앉아 경호 일지를 작성하는 준서를 발견했다. 조용하고 어두운 조명 아래, 그는 더욱 신비롭고 숨 막히게 멋져 보였다.

수빈은 와인잔을 들고 소파에 앉아, 일부러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

"강 경호원님은 쉬는 시간에는 뭘 하실까요? 저는 취미가 정말 많은데. 영화도 보고, 그림도 그리고, 혼자 여행도 가고. 혹시 경호원님은 개인적인 삶이 없으신가요?"

준서는 펜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경직되는 것을 수빈은 놓치지 않았다.

"아가씨께서 저의 사적인 영역에 대해 궁금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삶은 아가씨의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쉬는 시간이 아니라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감시와 기록 또한 경호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는 여전히 냉정했지만, 수빈은 직감했다. 그가 방금 '개인적인 삶'이라는 단어에서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는 것을. 그녀의 마음속에 강준서를 향한 새로운 목표가 설정되었다. 그의 냉철한 가면 아래, 한때 특수부대에서 가장 강한 남자였을 그를 경호원이 아닌, '강준서'라는 한 남자로서 마주하는 것.

"알겠어요, 강 경호원님. 그럼 제가 경호원님의 임무와 관련된 질문만 해볼게요."

수빈은 와인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준서에게로 다가갔다. 1.5미터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고, 그녀는 그의 코앞까지 다가섰다. 그녀에게서 풍기는 향긋한 꽃향기가 준서의 코끝을 스쳤다.

"지금 제 코앞에 이렇게 위험하게 접근한 건, 외부의 위협일까요? 아니면 내부의 방해일까요?"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차가운 이성이 지배하는 그의 눈에, 처음으로 당황한 빛이 스쳤다. 수빈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3화. 1.5미터의 결계와 내 심장 경호

수빈의 갑작스러운 근접 도발은 강준서에게 예상치 못한 내부 경보를 울렸다. 그녀가 코앞까지 다가섰을 때, 그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의 움직임은 위협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체온과 향기, 그리고 그녀의 눈빛에 담긴 장난기 가득한 열기에서 도피하는 행위였다.

"아가씨. 경호 규칙 4조 2항. 불필요한 신체 접촉 시도와 경호원의 집중을 방해하는 행위는 경고 조치 대상입니다. 즉시 지정된 안전 거리로 돌아가 주십시오."

준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미세하게 떨렸다. 수빈은 그 떨림을 놓치지 않았다.

"경고 조치요? 저한테 벌을 주실 건가요? 좋아요, 벌을 주세요. 어떤 벌을 받게 될지 궁금하네요."

수빈은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 남자의 방어적인 태도가 그녀에게는 가장 달콤한 도발이었다.

준서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는 그가 어떤 논리로도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그녀의 논리는 '순수한 관심'이라는 이름의 무기에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벌은 없습니다. 다만 경호는 경호입니다. 아가씨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저는 언제나 1.5미터의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제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입니다."

준서는 차분하게 뒤로 물러서며 1.5미터의 거리를 다시 확보했다. 그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수빈을 응시했다. 그에게는 이 거리가 단순히 물리적인 거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임무, 그의 냉철함, 그리고 그의 과거를 지키는 결계였다.

다음날, 수빈은 준서의 '경호원 가면'을 벗기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허락을 받아, H 그룹이 운영하는 사회 공헌 재단의 봉사 활동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그곳은 아이들을 위한 작은 미술 교실이었다.

봉사 활동은 준서에게 가장 취약한 순간을 제공했다.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의 수빈은, 도발적인 막내딸이 아니라,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천사 그 자체였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웃었고, 서툰 그림에도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녀의 순수한 미소를 바라보는 동안, 준서의 경계심은 잠시나마 이완되었다. 그때, 한 아이가 물통을 엎질러 준서의 수트에 물이 튀었다.

"어떡해! 경호원 아저씨 죄송해요!"

아이는 겁에 질려 울먹였고, 준서는 순간 당황했다. 그의 눈빛은 물에 젖은 수트가 아닌, 아이의 놀란 표정에 고정되었다.

"괜찮아. 물은 마르면 그만이야."

준서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주 짧고 부드럽게 말했다. 수빈은 그 순간을 포착했다. 그 '철벽남'이 아이에게 보인 미세한 '따뜻함과 웃음'.

"강 경호원님! 저 지금 봤어요! 방금 웃으셨죠?"

수빈은 호들갑을 떨며 준서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아이를 안심시키는 척하며, 자연스럽게 수건을 가져와 그의 젖은 수트를 닦아주려 했다.

"아가씨, 제가 직접 하겠습니다.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습니다."

준서는 즉시 수빈의 손이 닿지 않도록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수빈은 그의 냉정한 태도에 상처받은 척,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아, 네. 죄송합니다. 제가 또 선을 넘었네요. 경호원님의 옷을 닦아주는 건 제 임무가 아니죠. 하지만 강 경호원님. 이렇게 꽁꽁 싸매고 있으면 아무도 경호원님에게 다가갈 수 없을 텐데요."

수빈은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리고는 그에게 던지지 못했던 핵심 질문을 던졌다.

"강 경호원님은 제 몸을 경호하시죠. 그런데 제 심장 경호는 누가 해요? 혹시 제 심장도 경호원님의 임무 목록에 들어있나요?"

준서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그녀의 질문은 그의 방어벽의 가장 약한 부분을 정확히 찔렀다. 그의 심장이 잠시 멈춘 듯했다.

"차수빈 아가씨."

그는 처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낮고 깊은 목소리는 경고와 함께 숨겨진 고통을 담고 있었다.

"저는 아가씨의 경호원일 뿐입니다. 저에게 부여된 임무는 아가씨의 생명과 신체적 안전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것입니다. 심장은... 심장은 경호 대상 목록에 없습니다."

준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의 눈빛은 다시 차가운 이성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수빈은 알고 있었다. 그의 심장 깊은 곳에서 어떤 감정이 '쿵'하고 내려앉았다는 것을.

"알겠어요. 그럼 제 심장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수빈은 돌아섰지만,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녀의 '선 넘기' 게임은 이제 막 시작이었다. 그녀는 준서의 철벽이 무너지는 그 순간을 기다리며, 그의 경호원 가면을 벗겨낼 다음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에게서 경호 임무를 넘어선 '인간적인 보호본능'을 기어코 이끌어낼 작정이었다.

 

4화. 손끝의 전류, 불필요한 접촉 시도

수빈의 도발은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그녀는 준서가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에 치고 빠지는 게릴라 전술을 사용했다. 그녀의 목표는 단 하나, 그의 '감정'이라는 스위치를 건드리는 것이었다.

그날은 회장의 비서실장과의 미팅이 있는 날이었다. 수빈은 회장실 복도를 걸으며, 일부러 구두 굽이 삐끗하는 척하며 준서의 팔 쪽으로 몸을 휘청거렸다.

"어머!"

그녀의 작은 비명과 함께 몸이 쓰러지려 하자, 준서는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그의 단단한 팔뚝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려 했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에 자세를 비틀어 손으로 그녀의 어깨와 팔꿈치 위쪽만을 잡아 균형을 잡아주었다.

"괜찮으십니까, 아가씨."

그의 목소리는 지극히 침착했지만, 수빈은 그녀의 어깨를 감싼 그의 손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악력과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손이 닿은 곳마다 미세한 전류가 흐르는 듯했다. 그녀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네, 괜찮아요. 강 경호원님 덕분에요. 팔에 힘이 대단하시네요. 어? 그런데 어깨에 뭐가 묻은 거 같은데."

수빈은 몸을 일으키자마자, 그의 수트 어깨 부분에 붙어 있는 보이지도 않는 먼지를 떼어내는 척하며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녀의 손가락은 잠시 그의 단단한 승모근 위에서 머뭇거렸다.

준서는 즉시 몸을 뒤로 젖히며 그녀의 손길을 피했다. 마치 그녀의 손이 닿는 순간, 자신이 무너질 위험에 처한 것처럼.

"감사합니다만, 제 복장 관리는 제가 직접 합니다."

그는 매번 똑같은 냉정한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수빈은 그의 귀 끝이 아주 미세하게 붉어진 것을 포착했다. 그녀의 심장이 '쿵'하고 뛰었다. 완벽한 철벽에도 인간적인 반응이 있었다는 사실에 그녀는 전율했다.

"왜 자꾸 피하세요, 강 경호원님? 제가 혹시 싫으세요?"

수빈은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가장 직설적이고 개인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녀의 눈에는 장난기가 사라지고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빛이 감돌았다.

준서는 고개를 살짝 숙여 시선을 피했다.

"아가씨. 경호원과 피경호인 사이에는 감정의 영역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싫고 좋음을 판단하는 것은 제 임무와 무관합니다."

"감정이 없다는 건, 저를 지키는 일에도 감정을 넣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혹시 제가 다치거나 위험에 처해도, 경호원님은 임무만 수행하고 마음은 전혀 아프지 않다는 건가요?"

수빈의 목소리에는 서운함과 함께 일종의 슬픔이 묻어 있었다. 이 질문은 준서의 내면을 깊숙이 찔렀다. 그는 수빈을 지키는 것에 목숨을 걸 만큼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책임감이 '감정'인지, 아니면 '직업 윤리'인지 스스로도 정의할 수 없었다.

"저의 모든 행동은 아가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그것은 제 직업이자... 저의 존재 이유입니다. 감정의 유무가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행위 자체가 저에게는 가장 엄중한 의무입니다."

준서는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금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고 임무를 절대화함으로써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었다.

그의 대답에 수빈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는 한숨을 쉬듯 말했다.

"알겠어요. 경호원님은 '차가운 사명감'으로 저를 지켜주시는 거군요. 하지만 저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보호받고 싶었는데. 제가 욕심이 너무 많았나 봐요."

수빈은 일부러 풀이 죽은 척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실망한 뒷모습은 준서의 냉철한 마음에 미세한 죄책감과 보호본능을 불러일으켰다.

준서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등 뒤에서 그는 한 남자가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감정의 동요를 느꼈다. 수빈은 그의 경호 대상이었지만,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연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는 잠시 망설였다. 1.5미터의 거리를 깨고 다가가서, 방금 그녀의 어깨에 닿았던 손으로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철벽은 유지되었다. 그에게는 그 '선'을 넘는 것이, 임무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수빈은 준서의 복장이나 사소한 행동에 불필요하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의 셔츠 깃을 정리해주는 척하며 그의 목덜미에 숨결을 불어넣거나, 그가 운전하는 차의 백미러를 조정하는 척하며 그의 얼굴을 근접 촬영하듯 들여다보았다. 준서는 매번 기계적인 방어로 대응했지만, 수빈은 그의 방어벽이 매번 조금씩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것을 예리하게 감지하고 있었다.

 


5화. 침묵 속에 갇힌 '강준서'의 조각

수빈의 사적인 질문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준서의 개인적인 삶을 파헤치는 것에서 나아가, 그의 '경호원' 이전에 '인간' 강준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내려 했다.

"강 경호원님, 제가 알기로는 특수부대에 계셨다고 들었어요. 혹시 거기 계셨을 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어느 화창한 오후, 수빈은 저택 정원의 벤치에 앉아 가볍게 질문을 던졌다. 준서는 그녀의 뒤편, 나무 그늘에 서서 변함없이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

"아가씨, 저의 군 복무 시절 경험은 현재 경호 임무의 수행 능력과 직결된 정보 외에는 사적인 영역입니다. 답변드릴 수 없습니다."

"에이, 임무 수행 능력과 직결되죠! 특수부대에서 어떤 고통을 극복했는지 알면, 강 경호원님이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알 수 있잖아요. 그건 제 '심적 안정'에 도움이 될 거예요. 경호 대상의 심리적 평안도 경호의 일부분 아닌가요?"

수빈은 눈을 깜빡이며 교묘하게 임무와 사적인 영역을 연결시켰다. 준서는 잠시 침묵했다. 그녀의 논리에 반박하기가 어려웠다.

"저의 과거는 현재의 아가씨께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집중해야 할 것은 현재의 위험 요소들입니다."

준서는 대답을 회피했다. 사실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특수부대 시절' 그 자체가 아니라, 그곳을 떠나 '경호원'이 되기로 결정했던 순간이었다. 그에게는 잊고 싶은, 혹은 숨기고 싶은 과거의 그림자가 있었다.

수빈은 그의 침묵이 거부보다는 망설임임을 간파했다. 그녀는 화제를 바꾸었다.

"그럼... 좋아하는 건요? 경호원님. 좋아하는 음식이나, 좋아하는 색깔, 아니면 좋아하는 음악 같은 거요. 경호 임무와 전혀 상관없는 것들로요."

이 질문은 그의 철벽에 던져진 가장 순수한 공이었다. 준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평생을 '임무'와 '생존'을 중심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본 적조차 없었다. 그의 삶은 흑과 백, 임무 수행과 휴식, 그 사이의 경계만이 존재했다.

준서는 주변에 이상 징후가 없는지 확인하는 척하며 잠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아주 작게, 거의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없습니다."

"네?"

수빈이 되물었다. 그녀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 잘 듣지 못했다.

"좋아하는 것... 없습니다. 저에게는 오직 수행해야 할 임무와 지켜야 할 아가씨의 안전만이 중요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지만, 그 속에는 왠지 모를 공허함이 담겨 있었다. 수빈은 순간 가슴이 찡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도발은 그에게서 냉정함을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그에게서 발견한 것은 냉정함이 아니라 '개인적인 삶의 부재'였다.

"강준서 경호원님."

수빈은 벤치에서 일어나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이번에는 도발이나 장난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그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

"저는 강 경호원님이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가장 강한 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좋아하는 것이 없다는 건 좀 슬프네요. 혹시 예전에 아주 좋아했던 것은 있었어요?"

준서는 그녀의 따뜻한 눈빛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듯한 그녀의 시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기분이었다.

"저는... 과거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기억은 현재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습니다."

준서는 필사적으로 철벽을 쳤다. 그는 과거 특수부대 시절의 동료들과의 깊은 우정, 그리고 그들을 잃은 아픔을 수빈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 감정은 그의 '철벽'을 단숨에 무너뜨릴 가장 위험한 폭탄이었다.

수빈은 그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앞으로 경호원님의 인생에 '좋아하는 것'을 하나씩 만들어 드릴게요. 첫 번째는... 이 정원에서 맡는 흙냄새와 꽃향기. 어때요? 지금 이 순간, 이 냄새는 경호원님의 '좋아하는 것' 목록 1번입니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손가락을 펴 보였다. 준서는 그 엉뚱한 순수함에 잠시 멍해졌다. 그는 대답 대신 작게 숨을 들이쉬었다. 흙과 꽃의 향기가 그의 폐 속으로 들어왔다. 그의 뇌는 여전히 '주변 안전 확인'을 외쳤지만, 그의 코는 '차수빈'이라는 이름을 가진 향기를 맡고 있었다.

그의 무의식적인 숨쉬기는 수빈에게 강력한 승리감을 안겨주었다. 그녀는 그의 철벽에 작은 틈을 만들어냈고, 그 틈으로 '강준서'라는 남자의 조각을 하나 발견한 것 같았다.

 

6화. 기습적인 포옹, 경호 본능의 일탈

수빈은 준서의 '경호원' 가면을 벗기기 위해 점점 더 극단적인 방법을 시도했다. 그녀는 단순한 접촉 시도를 넘어, 그가 오직 '인간적인 감정'으로만 반응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하기로 결심했다.

그날 오후, 수빈은 저택의 2층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복도 끝의 계단 난간 근처, 준서가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지점까지 걸어갔다. 준서는 그녀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르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수빈은 난간을 잡고 서 있다가, 갑자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비명을 지르는 척했다.

"아악! 눈에 뭐가 들어갔어요! 너무 따가워요, 경호원님!"

그녀의 목소리에는 당황과 고통이 생생하게 섞여 있었다. 준서는 즉시 경직되었다. '위협 보고'는 없었지만, 피경호인의 '신체적 불편'은 즉각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아가씨, 움직이지 마십시오. 제가 확인하겠습니다."

준서는 1.5미터의 거리를 깨고 순식간에 수빈에게 다가섰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잡아세웠다. 그의 손이 닿는 순간, 수빈은 가슴이 터질 듯한 떨림을 느꼈다. 준서의 손은 너무나 단단하고 뜨거웠다.

준서는 그녀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눈 상태를 확인하려 했다. 그의 숨결이 수빈의 뺨에 닿았다. 그는 오직 '경호원'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지만, 수빈에게는 이 순간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짜릿한 순간이었다. 숨 막힐 듯한 그의 남자다운 체취가 그녀를 감쌌다.

"어디에 들어갔습니까?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준서는 그녀의 얼굴을 향해 손전등을 켜려 했지만, 수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 안 돼요! 너무 따가워서 못 참겠어요!"

그녀는 갑자기 균형을 잃은 척하며, 그의 품 안으로 쓰러지듯 안겼다. 두 사람의 몸이 완전히 밀착되었다. 수빈의 얼굴은 그의 넓고 단단한 가슴에 파묻혔고, 그녀의 팔은 그의 허리를 감쌌다.

준서는 온몸이 얼어붙었다. '경호원'으로서의 그는 즉시 그녀를 안전하게 밀어내고 상황을 통제해야 했다. 하지만 '남자'로서의 그는, 자신의 품에 안긴 그녀의 연약함과 향기에 압도당했다. 그의 심장이 통제 불능 상태로 폭주하기 시작했다.

"아가씨! 즉시 몸을 떼십시오! 경호... 경호 규정 위반입니다."

준서는 낮은 목소리로 간신히 명령했지만, 그의 팔은 그녀를 밀어내는 대신, 오히려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반사적으로 그녀의 등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는 지금 임무와 본능 사이에서 치명적인 내적 갈등을 겪고 있었다.

수빈은 그의 가슴에서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마치 겁에 질린 아이처럼 속삭였다.

"강 경호원님... 저는 지금 너무 무서워요. 혹시 제가 또 잘못 움직여서 눈을 더 다치게 할까 봐요. 잠깐만 이렇게 있어도 되나요? 잠깐만요..."

물론 그녀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것은 순전히 그의 '철벽'을 허물기 위한 연극이었다. 하지만 그의 품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안정감은 그녀의 심장을 진심으로 요동치게 만들었다.

준서는 그녀를 밀어낼 수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진심으로 의지하는 연약함이 담겨 있었고, 그의 뇌는 그녀의 연약함에 대한 '보호'를 '임무'보다 우선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는 짧은 순간,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이성을 부여잡으려 노력하며 말했다.

"5초입니다. 5초 후에 반드시 안전 거리로 돌아가 주십시오. 저는 지금 아가씨의 '신체적 안전'을 보호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수빈은 그의 철벽이 결정적으로 무너졌음을 깨달았다. 그는 '규정'을 언급했지만, 이미 '규정'을 어기고 있었다. 경호원은 피경호인과의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피해야 했다. 그는 '5초'라는 시간을 허락했고, 그 시간 동안 '경호원'이 아닌 '남자' 강준서의 가슴으로 그녀를 안고 있었다.

5초가 지나고, 수빈은 천천히 그의 품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녀는 그의 눈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은 깊은 갈등과 함께, 이전에 보지 못했던 강렬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강 경호원님. 이제 괜찮아졌어요. 눈도 말끔히 나은 것 같아요. 경호원님의... 경호 덕분에요."

그녀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심장은 진심으로 그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이 남자는 위험했다. 그는 그녀의 심장을 위협하는 유일한 존재였다.

준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어깨와 가슴에 남아 있는 그녀의 체온과 향기를 필사적으로 지우려 애썼다. 그의 철벽은 그날, 수빈의 작은 연극 한 번에 균열이 생겼다. 그에게는 이제 그녀를 지키는 임무가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럽고도 달콤한 형벌이 되어가고 있었다.

 

7화. 질투 유발, 가면 속의 동요

수빈은 준서의 내면에 생긴 미세한 균열을 확장시키기 위해 '질투 유발 작전'에 돌입했다. 그녀는 경호원으로서의 준서가 아닌, '남자' 강준서의 감정을 건드리고 싶었다.

그날은 H 그룹의 창립 기념 파티가 열리는 날이었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수빈은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빛났다. 준서는 그녀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랐다. 그의 완벽한 수트 차림은 그녀를 지키는 견고한 방패처럼 보였다.

파티장에는 수빈에게 관심을 보이는 젊고 매력적인 남성들이 줄을 이었다. 그중에는 수빈의 아버지와 사업적으로 엮여있는 K 그룹 회장의 아들, 최우진도 포함되어 있었다. 최우진은 수빈에게 노골적인 호감을 보이며 그녀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수빈 씨, 이 드레스는 정말 수빈 씨에게 맞춘 것 같네요.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어요."

"호호, 감사합니다. 우진 씨도 오늘 정말 멋지세요. 강 경호원님보다 더 멋진 것 같기도 하고요?"

수빈은 대화 도중 일부러 뒤에 서 있는 준서를 언급하며, 최우진과 더욱 밀착된 자세를 취했다. 그녀는 최우진의 팔짱을 끼거나, 그의 농담에 과장되게 웃으며 준서의 반응을 살폈다.

준서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파티장 구석구석을 훑으며 혹시 모를 위협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수빈은 그의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최우진이 수빈에게 와인잔을 건네거나,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져주는 듯한 가벼운 스킨십을 시도할 때마다, 준서의 턱선이 아주 짧게 경직되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일종의 '불쾌함'과 '경고'가 스쳐 지나갔다.

수빈은 더욱 과감해졌다. 그녀는 최우진과 함께 샴페인 잔을 부딪치며, 준서가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우진 씨는 저에게 이런저런 선물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시는데, 강 경호원님은 저에게 아무것도 안 주시네요. 경호원님은 저에게 뭘 주실 수 있어요? 안전 말고, 다른 거요."

최우진은 웃으며 준서를 조롱하듯 바라보았다.

"경호원님께서는 '서비스'만 제공하시지, 수빈 씨에게 '마음'을 줄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경호원이란 직업이 좀 그렇죠."

최우진의 비아냥거림은 수빈의 심기를 건드렸지만, 그녀는 준서의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참았다.

준서는 그제야 움직였다. 그는 최우진을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지만,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죄송하지만, 경호 임무 중에는 아가씨의 옆에서 3미터 이상 떨어질 수 없습니다. 최우진 씨께서 아가씨와의 대화를 원하신다면, 저와의 간격 유지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아가씨께 '최고의 안전'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것입니다."

준서는 '최고의 안전'이라는 단어를 힘주어 발음하며, 최우진에게는 경고를, 수빈에게는 자신만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상기시켰다. 그의 눈빛은 일순간 최우진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남자는 자신의 '임무'를 넘어서 '자신이 지켜야 할 것'에 대한 강한 소유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수빈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것은 단순한 경호원의 반응이 아니었다. 분명 질투, 혹은 그와 유사한 '감정적 동요'였다.

파티가 끝난 후, 차 안에서 두 사람 사이에 긴 침묵이 흘렀다. 수빈은 준서가 운전하는 뒷좌석에 앉아 백미러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강 경호원님, 오늘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좀 달랐던 것 같아요. 최우진 씨가 저에게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경호원님의 눈에서 불꽃이 튀는 걸 봤어요. 혹시 저에게 질투하신 건가요?"

수빈은 그의 심장을 겨냥하는 직격탄을 날렸다.

준서는 핸들을 꽉 잡은 채, 시선은 오직 앞만 주시했다. 그의 꽉 다문 입술은 그의 내면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가씨. 그것은 질투가 아니라, 경호 대상에게 불필요한 위협이 가해지는지 감시하는 '경호원의 본능'입니다. 저는 그 누구도 아가씨께 허가 없이 접근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제가 위험에 처했을 때만 저에게 가까이 다가오시겠네요? 그럼 저는 매일 위험한 척해야겠어요. 경호원님의 따뜻한 손길을 느껴보려면요."

수빈의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섞여 있었지만, 준서는 그녀의 말에서 진심을 읽었다. 그는 자신이 그녀에게 '닿고 싶다'는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아가씨의 안전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경호원으로서 용납할 수 없습니다."

준서의 목소리가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가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수빈은 처음 느꼈다. 그녀는 그의 진심 어린 경고에 잠시 도발을 멈추고 웃음을 거두었다.

"알겠어요. 제가 선을 넘었네요. 미안해요, 강 경호원님. 하지만... 제가 경호원님께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어서 그랬어요."

수빈은 자신의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연약했고, 준서는 백미러로 비치는 그녀의 슬픈 눈빛을 보았다. 그녀의 사과와 진심 어린 눈물은 그의 '철벽'을 다시 한번 무너뜨렸다. 그는 운전대를 잡은 채, 고개를 숙이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에게서 멀어지려는 자신의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되어가고 있었다.

 

8화. 작은 균열, 커피와 숨겨진 과거

수빈은 준서의 일상 속에서 '강준서'라는 남자의 작은 조각을 발견하려 했다. 그녀는 그가 매일 아침 마시는 커피에 집중했다. 준서는 항상 설탕이나 크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쓴 아메리카노만을 고집했다.

어느 날 아침, 수빈은 주방으로 내려가 직접 커피를 내렸다. 준서가 그의 일과를 시작하기 위해 거실에 배치된 순간이었다.

"강 경호원님! 제가 경호원님을 위해 특별히 커피를 준비했어요. 물론 경호원님의 '경계심'이 완벽한 탓에, 제가 독을 탔을 리는 없다는 걸 아실 거예요."

수빈은 농담을 던지며 은쟁반에 커피잔을 받쳐 들고 그에게 다가갔다. 준서는 잠시 망설였다. 경호원이 피경호인이 주는 음료를 마시는 것은 원칙적으로 경호 규정을 벗어난 행동이었다.

"아가씨, 감사합니다만... 저는 임무 중에는 개인적인 음식을 섭취하지 않습니다."

"아, 그럼 제가 먼저 마실게요."

수빈은 망설임 없이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는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됐죠? 제가 마셨으니까 독은 안 들어 있을 거예요. 그리고 경호원님이 마시는 건 '음식'이 아니라 '카페인'이죠. 집중력 강화에 도움이 될 거예요. 경호원님의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이건 '임무'의 일부 아닐까요?"

수빈은 또다시 교묘한 논리로 그를 설득했다. 준서는 그녀의 논리적인 덫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약점, 즉 '임무 수행'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그의 직업 정신을 이용했다.

"알겠습니다."

준서는 처음으로 그녀가 내민 잔을 받아 들었다. 수빈은 떨리는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준서는 천천히 커피를 마셨다. 그러나 그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수빈은 실망했다. 그녀가 직접 내린 커피였는데, 그의 반응은 여전히 기계적이었다.

"어때요? 맛있어요?"

"…원두의 배합이 균일하고, 산미가 적절합니다. 임무 수행에 필요한 카페인 공급에 적합합니다."

수빈은 웃음이 나왔다. 그는 여전히 커피의 맛을 '임무 수행 적합성'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저, 경호원님. 사실 이 커피는 조금 달라요. 평소 경호원님이 드시는 것처럼 쓰지 않을 거예요. 제가 아주 미세하게, 정말 아주 미세하게 연유를 한 방울만 넣었거든요. 정말 한 방울이요."

수빈은 고백하듯 말했다. 그녀는 준서가 쓴 커피를 고집하는 이유가 '취향'이 아니라, '감정의 배제'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의 삶에는 달콤함이 필요 없을 것 같았기에, 그녀는 아주 작은 달콤함을 첨가했다.

준서는 잔을 들고 있던 손을 멈췄다. 그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날카롭게 변했다. 그가 다시 잔을 들어 커피를 마셨을 때, 그는 확실히 그 작은 '단맛'을 감지했다.

"아가씨."

준서의 목소리는 경고와 함께 당황스러움이 섞여 있었다.

"왜 그러셨습니까? 저는 제가 마시는 것에 변화를 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경호원님은 '쓰지 않은' 커피를 마실 자격이 충분히 있으시니까요. 경호원님은 항상 쓴 현실과 쓴 임무만 수행하시잖아요. 아주 가끔은, 아주 작은 달콤함을 느껴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드리는 아주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수빈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녀의 진심은 그가 이 세상에서 받아본 적 없는 종류의 '보호'였다. 그는 항상 남을 지키는 위치에 있었지,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에 의해 보호받는 존재는 아니었다.

준서는 길게 침묵했다. 그는 잔에 담긴 커피를 내려다보았다. 한 방울의 연유가 녹아든 그 커피는, 그의 냉철한 삶에 스며든 차수빈이라는 존재와 같았다. 작고, 달콤하고, 그리고 경계해야 할 만큼 위험한.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그리고는 아주 짧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경호원의 식단에 변화를 주지 말아 주십시오."

그는 '맛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커피를 끝까지 다 마셨다. 수빈은 그의 진심을 보았다. 그는 자신이 지켜야 할 선이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그녀의 따뜻한 마음을 완전히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날 저녁, 준서는 경호 일지를 작성하다가 펜을 멈추었다. 그는 문득 오래전, 특수부대 훈련소에서 부상당했을 때, 동료가 몰래 건네주었던 달콤한 연유 커피의 맛을 떠올렸다. 그의 과거는 쓰디쓴 아메리카노 같았지만, 그 작은 연유 한 방울은 고통 속에서 피어난 인간적인 유대감이었다. 수빈이 건넨 커피는 그 잊고 싶었던 '과거의 달콤함'을 상기시켰다. 그의 '철벽'이 스스로의 과거에 의해 안에서부터 조금씩 금이 가고 있었다. 



9화. 경호원을 벗긴, 둘만의 여행

수빈은 준서의 철벽을 완전히 무너뜨리기 위해, 그를 '임무'가 아닌 '사적인 공간'으로 끌어내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경호 임무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둘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여행'을 계획했다.

수빈은 아버지에게 지방의 문화재 답사를 핑계로, 이틀간의 짧은 단둘이 여행을 허락받았다. 물론 준서는 경호팀장에게 엄격한 보고를 했고, 비상 연락망과 추가 경호원들의 대기 상태를 점검했다. 하지만 수빈의 계획은 처음부터 철저하게 '강준서의 사적인 노출'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여행지는 강원도의 인적이 드문 산골 마을이었다. 그곳에는 H 그룹 소유의 고즈넉한 한옥 별장이 있었다. 준서는 그곳의 보안 시스템을 확인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강 경호원님, 이곳은 숲속이라 공기가 정말 좋아요. 이럴 때는 딱딱한 수트를 벗고 좀 편안하게 쉬셔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수빈은 도착하자마자 준서에게 캐주얼한 복장으로 갈아입기를 권했다.

"아가씨. 경호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복을 벗을 수 없습니다. 수트는 저의 신분을 나타내며, 위협 상황 발생 시 가장 효과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훈련된 복장입니다."

준서는 단호했다. 수빈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그럼 저랑 잠시, 아주 잠시 산책이라도 할까요? 이 별장 주변은 완벽하게 안전할 거예요. 경호원님이 얼마나 완벽하게 감시하셨는지 제가 가장 잘 아니까요."

수빈은 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준서는 그녀의 도발에 넘어갔다. 그녀의 안전이 확보된 구역 내에서의 짧은 산책은 '임무 수행'의 연장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15분입니다. 정문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가하겠습니다."

준서는 마침내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수빈은 기뻐하며 준서를 이끌고 별장 뒤편의 작은 대나무 숲길로 들어섰다.

대나무 숲길은 고요했고, 오직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잎 소리만이 들려왔다. 수빈은 그 고요함 속에서 준서가 수트를 입고 걷는 모습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지 새삼 느꼈다.

"강 경호원님, 이 복장을 입고 계시면 경호원님을 '강준서'가 아닌, 그저 '경호원'으로만 봐야 할 것 같아요."

수빈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진심 어린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저에게는 '경호원 강준서'가 전부입니다. 아가씨께서는 제가 경호원으로서 임무에 충실하기를 바라실 겁니다."

"아니요. 저는 강 경호원님이 한 남자로서도 멋진 분이라는 걸 알아요. 그리고 저는 그 강준서라는 남자와 대화하고 싶어요."

수빈은 걸음을 멈추고 그의 눈을 마주했다.

"혹시... 수영하실 줄 아세요? 이 별장 뒤쪽에 작은 개울이 있는데, 물이 정말 맑아요. 경호원님은 수영도 잘하실 것 같아요. 특수부대에 계셨으니까요."

수빈은 그의 약점을 찌르는 대신, 그의 '남자다움'을 칭찬했다. 준서의 표정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그에게는 특수부대 시절의 기억이 자부심이었지만, 동시에 아픈 상처이기도 했다.

"수영 능력은 특수부대원에게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임무 수행 중 수영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알아요. 하지만 저랑 내기 하나 할까요?"

수빈은 대나무 숲에 비치는 햇살처럼 해맑게 웃었다.

"이 별장에서 저보다 먼저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면, 그땐 진심을 말해 주세요. 경호원님의 모든 이야기를요."

준서는 그녀의 엉뚱한 제안에 당황했지만, 그녀의 진심 어린 눈빛에서 도피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를 무장 해제시키려 했다.

"아가씨. 경호원에게 '편안함'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항상 경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럼 평생 저에게 진심을 말할 기회가 없다는 거네요. 저를 지키는 경호원님의 진짜 마음이 뭔지 평생 모른다는 거잖아요. 그게 너무 슬퍼요."

수빈은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순수한 슬픔은 준서의 방어막을 완전히 뚫고 들어왔다. 그는 그녀의 어깨너머로 짙은 대나무 숲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곳에서 잠시나마 '경호원'이 아닌 '강준서'로 숨 쉬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10화. 밤하늘 아래, 사적인 질문의 시간

산골 별장에서의 첫날밤, 수빈은 준서에게 가장 사적인 질문을 할 기회를 만들었다. 저녁 식사 후, 수빈은 일부러 별장 뒤편의 낡은 정자 밖, 안전 감시가 용이한 벤치에 앉아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준서는 그녀의 뒤편, 그림자 속에 서 있었다.

밤하늘은 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수많은 별들로 가득 차 있었다. 수빈은 고요한 분위기를 이용해 준서에게 말을 걸었다.

"강 경호원님, 여기서는 별이 정말 잘 보여요. 제가 어릴 때 할아버지 집에서 보던 별 같아요. 경호원님은 어릴 때 뭘 보고 자라셨어요?"

준서는 잠시 동안 대답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사적인 영역에 대한 질문에 철저히 침묵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오늘 밤, 별이 쏟아지는 이 고요함 속에서는 그녀의 질문을 무시하기가 힘들었다.

"저는... 평범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특수부대 입대 전까지는 여느 또래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부드럽고 낮았다. 수빈은 그의 말에서 진심을 읽었다. 그는 방금 자신의 '평범했던 과거'의 한 조각을 그녀에게 내어준 것이었다.

"평범한 환경이라... 혹시 동생은 없으세요? 아니면 누나나 형?"

"남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은 군 복무 중입니다."

준서는 짧게 대답했지만, 수빈은 이 정보가 얼마나 귀중한지 알았다. 그녀는 그의 가족에 대한 질문을 통해, 그가 얼마나 따뜻하고 책임감 있는 형제일지 상상했다.

"군 복무 중이시군요. 강 경호원님은 정말 멋진 형이실 것 같아요. 그럼 동생분은 형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 아세요?"

"경호 관련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만 알고 있습니다. 자세한 임무 내용은 보안상 비밀입니다."

준서는 다시 경호원의 선으로 돌아가려 했다. 수빈은 그를 더 깊은 곳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조금 더 감정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럼... 강 경호원님은 혹시 사랑하는 사람은 없으세요? 결혼하신 건 아닐 테고, 여자친구는요?"

이 질문에 준서는 완전히 침묵했다. 정적은 길었고, 수빈의 심장은 폭발할 것처럼 두근거렸다. 그녀는 그가 이 질문에 대답해주지 않더라도, 그의 침묵 자체가 하나의 대답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가씨. 저의 연애사는 아가씨의 경호 임무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준서는 마침내 입을 열었지만, 그의 대답은 여전히 철벽이었다. 하지만 수빈은 그의 목소리에서 미세한 '망설임'을 읽었다.

"물론이죠. 임무와는 관련이 없겠죠. 하지만 경호원님. 저에게는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요."

수빈은 몸을 돌려 그가 서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어둠 속에서도 그녀의 눈은 강렬하게 빛났다.

"저는... 경호원님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강 경호원님을 볼 때마다 제 심장이 너무 요동쳐서, 혹시 이 심장 박동이 너무 커서 저를 납치하려는 사람들이 들을까 봐 걱정될 정도예요."

수빈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녀의 고백은 장난이나 도발이 아닌, 순수한 진심이었다. 그녀는 그의 냉철함에 도전하다가, 결국 그의 매력에 자신이 먼저 무너져 버렸다.

준서는 충격으로 인해 잠시 숨을 멈추었다. 그의 시야는 흐트러졌다. '경호원'의 가면이 산산조각 나는 듯한 충격이었다.

"아가씨.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 됩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떨렸다. 그는 경고하는 동시에 자신에게도 경고하고 있었다.

"저는 아가씨의 경호원일 뿐입니다. 저와 아가씨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선이 존재합니다. 저는 그 선을 지키는 데 목숨을 걸 것입니다."

준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그녀의 고백을 듣는 순간, 자신의 내면에 억눌러왔던 '보호본능'과 '연모'의 감정이 폭발할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그녀에게서 도망치고 싶었다.

수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알아요, 강 경호원님. 하지만 제 심장에게 '이 남자를 사랑하지 마라'고 명령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경호원님의 선을 존중하지만... 저는 제 마음의 선을 이미 넘어버린 것 같아요."

수빈은 그에게서 등을 돌려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뒷모습은 연약했지만, 그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사랑'의 무게는 준서의 어깨를 짓눌렀다.

준서는 홀로 정자 밖 어둠 속에 남아 그녀가 앉아 있던 벤치와, 그녀의 향기가 남아 있는 밤공기를 바라보았다. 그는 알고 있었다. 그의 '철벽'은 이제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내부의 '사랑'이라는 가장 위험한 적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11화. 빗속의 고립, 강제된 밀착 경호

둘만의 여행 이튿날, 수빈은 준서에게 예상치 못한 위험 상황을 만들어내기로 했다. 물론 그녀가 계획한 위험은 외부의 위협이 아닌, 자연적인 '고립'이었다. 그녀는 준서와 단둘이 있을 때, 그의 경호원 가면이 벗겨지는 순간을 포착하고 싶었다.

그들은 오전에 별장 근처의 작은 폭포를 보러 산책을 나섰다. 준서는 철저하게 무장한 채 그녀를 따랐다. 숲길을 따라 한참을 걸었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했다.

"아가씨, 즉시 별장으로 복귀해야 합니다. 산사태 위험이 있습니다."

준서는 즉시 경고하며 수빈을 이끌었다. 하지만 수빈은 갑자기 발목을 잡는 척하며 주저앉았다.

"아! 발목을 접질린 것 같아요. 너무 아파요, 강 경호원님."

준서는 당황했다. 그는 즉시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녀의 발목에 심각한 부상은 없었지만, 걷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폭우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숲길은 순식간에 진흙탕으로 변했다.

"제가 안고 이동해야 합니다. 아가씨."

준서는 망설임 없이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의 행동은 순수한 '임무 수행'이었다. 수빈은 그의 단단한 팔에 안긴 채,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녀의 몸은 그의 수트와 밀착되었고, 빗물과 그의 체온이 뒤섞인 낯선 열기가 그녀를 감쌌다.

하지만 준서는 수빈을 안고 오래 이동할 수 없었다. 갑자기 폭포 쪽에서 '콰앙'하는 굉음과 함께 작은 산사태가 발생했다. 흙더미가 그들이 왔던 길을 완전히 가로막았다. 고립되었다.

"이쪽으로 대피하십시오."

준서는 주변을 살피고, 가까운 곳에 있는 작은 암벽 동굴을 발견했다. 그는 수빈을 안은 채 동굴 안으로 몸을 피했다. 동굴은 두 사람이 겨우 몸을 기댈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

동굴 안은 빗소리로 가득 찼고, 두 사람의 거리는 1.5미터를 유지할 수 없었다. 준서는 수빈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고, 그녀가 젖지 않도록 자신의 몸으로 좁은 입구를 가렸다.

두 사람은 숨 막힐 듯이 가까운 거리에 마주 앉았다. 준서의 젖은 수트에서는 짙은 남성적인 향이 풍겨 나왔다. 수빈은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에 붙은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냉철한 가면이 빗물에 씻겨 내려간 듯, 그의 눈빛은 평소보다 훨씬 깊고 불안정해 보였다.

"강 경호원님... 괜찮으세요? 옷이 다 젖었어요."

수빈은 그의 뺨에 흐르는 빗물을 닦아주려 손을 뻗었다.

준서는 순간적으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의 손아귀 힘은 강렬했고, 수빈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아가씨, 저에게 접촉하지 마십시오. 저는 괜찮습니다. 지금은 이 좁은 공간에서 외부와의 연락을 시도해야 합니다."

준서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말을 통해 '경호원'으로서의 선을 필사적으로 지키려 했다.

수빈은 그의 눈을 보았다. 그의 눈빛은 불안정했지만, 그녀의 안전을 걱정하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저 안 무서워요. 강 경호원님이 이렇게 가까이에 계시니까요. 경호원님은 정말... 숨 막힐 정도로 멋져요. 이 좁은 동굴 안에 경호원님과 단둘이 있는 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가장 위험한 순간 같아요."

수빈은 용기를 내어 그의 손을 잡고 있던 자신의 손목에 힘을 주어, 오히려 그의 손을 자신의 손목에 더 단단히 붙였다.

준서는 전신에 퍼지는 전류를 느꼈다. 그의 심장은 고장 난 기계처럼 폭주했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놓고 싶었지만, 그녀의 연약하고 따뜻한 손목을 잡고 있는 자신의 손이 오히려 안정을 찾고 있었다.

"강 경호원님."

수빈은 조용히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저희, 여기서 나갈 때까지 '경호원과 피경호인' 말고, '수빈과 준서'로 있을까요? 단 30분만이라도요. 경호원님도 잠시, 이 지긋지긋한 임무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으세요?"

그녀의 제안은 달콤한 독약과 같았다. 준서는 그녀의 제안을 거절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지금 그녀를 안고, 그녀의 온기를 느끼고, 그녀의 순수한 눈빛을 마주하는 이 순간이 '임무'가 아닌, '인간적인 휴식'처럼 느껴졌다.

그는 잡고 있던 그녀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그가 그녀에게 허락한 것은 '30분'이 아니라, '침묵'이었다. 그 침묵 속에서, 준서는 자신이 지켜야 할 '선'이 무너지고 있음을 절감했다.

 

12화. 무너진 철벽, 눈물과 인간적 위로

동굴 속에서 고립된 시간은 길게 느껴졌다. 준서는 결국 외부와 연락이 닿았고, 구조팀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수빈에게 전했다. 그는 다시 '경호원'의 가면을 쓰고 통제를 회복하려 애썼다.

하지만 수빈은 그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린 채, 좁은 동굴 벽에 기대어 흐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가씨? 어디 다치셨습니까?"

준서는 즉시 경계심을 높이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가 그녀에게 보이지 않았던 단 10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니요... 괜찮아요. 저는... 그냥 엄마가 보고 싶어서요."

수빈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어릴 때 세상을 떠났고, 그녀는 늘 그 상실감 속에서 자유를 갈망해왔다. 그녀의 눈물은 연극이 아니었다. 좁은 동굴 속에서 쏟아지는 폭우를 들으니, 어릴 적 느꼈던 고독과 불안감이 엄습했던 것이다.

준서는 그녀의 등 뒤에 서서 망설였다. 경호 규정에는 '피경호인의 심리적 불안정 시 대처 매뉴얼'이 있었지만, 그 매뉴얼에는 '눈물 흘리는 성인 여성의 등을 토닥여주라'는 지침은 없었다.

하지만 준서의 '남자'로서의 본능이 매뉴얼보다 먼저 반응했다. 그는 그녀의 순수한 슬픔에 압도당했다. 그의 냉철한 이성이 무너지고, '보호본능'이 폭발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수빈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망설임 끝에 자신의 젖은 수트 소매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의 손길은 서툴렀지만, 그가 그녀에게 허락한 최초의 '인간적인 위로'였다.

"아가씨. 울지 마십시오. 저는... 아가씨 곁에 있습니다. 아가씨를 지킬 것입니다."

준서는 그녀에게 약속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의 딱딱한 명령조가 아니라, 진심을 담은 위로였다.

수빈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작은 손이 그의 크고 거친 손을 감쌌다.

"강 경호원님. 저를... 지켜주시는 건 알겠어요. 하지만 경호원님은 '경호' 때문에 저를 지키는 거죠. 저는... '저를 사랑해서' 지켜주는 사람이 필요해요."

수빈은 눈물 가득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눈물은 준서의 철벽에 가장 치명적인 무기였다.

준서는 그녀의 눈물 앞에서 무력했다. 그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는 그녀를 '경호'를 넘어선 감정으로 지키고 싶었지만, 그 감정을 인정하는 순간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가씨... 저에게는... 아가씨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그 이상의 감정을 기대하지 말아 주십시오."

준서는 다시 냉정한 '경호원'의 가면을 쓰려 했지만, 그의 손은 여전히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저는 경호원님의 철벽이 무너지는 순간을 기다릴 거예요. 경호원님이 저를 '아가씨'가 아니라, '수빈'으로 봐주시는 그 순간을요. 제가 강 경호원님에게 드린 아주 작은 연유처럼, 제 사랑도 경호원님의 쓴 삶에 아주 작은 달콤함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수빈은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녀는 그에게서 '경호원'이 아닌 '강준서'라는 남자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잠시 후, 구조팀이 도착했다. 준서는 즉시 '경호원'으로 복귀했다. 그는 냉철하게 상황을 통제하고, 수빈을 안전하게 이끌었다. 그의 얼굴은 다시 차가운 이성으로 가득 찼지만, 수빈의 뺨에 흐르던 그녀의 눈물 자국과, 그의 손에 남아 있던 그녀의 체온을 기억했다.

별장으로 돌아온 후, 준서는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그는 좁은 동굴 속에서 수빈을 안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연약함과 그의 폭발적인 보호본능, 그리고 그가 그녀에게 내어준 인간적인 위로. 그 모든 것이 그의 '선'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는 이제 그녀에게서 멀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임무를 실패하고, 그녀의 안전을 위협할지도 모른다고.

 

13화. 이율배반의 시선, 일상의 디테일

동굴 고립 사건 이후, 강준서는 더욱 엄격하게 1.5미터의 선을 지켰다. 그는 수빈에게서 감정적으로 멀어지려 애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일상에 대한 그의 관심은 더욱 깊어졌다. 그는 더 이상 그녀를 '경호 대상'으로만 보지 않았다.

수빈은 매일 아침 어떤 향수를 뿌리는지, 그녀가 좋아하는 컵은 무엇인지, 그녀가 특정 문장을 읽을 때 미간을 찡그리는 버릇이 있다는 것까지. 준서는 그녀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수많은 위험 신호 속에서 그녀의 작은 행복을 찾아내려 애썼다.

어느 날, 수빈은 저택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준서는 복도 쪽 창가에 서서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 수빈은 책을 읽다가 갑자기 훌쩍이기 시작했다. 준서는 순간적으로 긴장하며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수빈은 이내 책을 덮고 환하게 웃었다.

"아가씨, 무슨 일이십니까?"

준서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 강 경호원님. 이 소설이 너무 슬픈데, 결말이 너무 행복해서요! 슬픔 뒤에 찾아온 행복이 정말 감동적이지 않나요?"

수빈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대답했다. 준서는 그제야 안심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일었다. 그녀는 슬픔과 행복을 동시에 느끼는,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순수한 존재였다.

그날 저녁, 수빈은 저택 정원에서 반려견과 놀고 있었다. 그녀는 작은 강아지를 안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때, 강아지가 갑자기 수빈의 손에 들려있던 작은 공을 쫓아 저택 바깥쪽 경계선 근처까지 달려갔다.

"어머, 안 돼! 코코!"

수빈은 공을 주우려 경계선 쪽으로 뛰어갔고, 준서는 즉시 그녀를 막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아가씨! 멈추십시오! 경계선을 넘으시면 안 됩니다!"

준서는 달려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뒤로 끌어당겼다. 그의 행동은 순전히 경호였지만, 그의 몸은 그녀의 몸에 완전히 밀착되었다. 준서의 심장이 그녀의 등 뒤에서 폭발적으로 뛰는 것이 느껴졌다.

수빈은 그의 품 안에서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는 그의 심장 박동 소리가 그녀의 심장 소리보다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강 경호원님... 저는 괜찮아요. 강아지가 공을 잃어버릴까 봐요."

"아가씨의 안전이 공보다 중요합니다. 그 어떤 것도 경계선을 넘을 만큼 중요하지 않습니다."

준서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은 채,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이성을 잃을 뻔했다는 강한 불안감이 섞여 있었다.

그는 그녀를 안은 채, 천천히 안전 구역으로 돌아왔다. 수빈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이 순간의 밀착 경호가 그에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았지만, 동시에 그녀에게는 얼마나 큰 위로인지도 알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내려놓았을 때, 수빈은 준서의 손을 잡았다.

"강 경호원님. 저를 지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세요?"

"…네."

"그럼 저를 지키는 것만큼, 경호원님 자신도 소중하게 여겨주세요. 경호원님은 저를 지키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고 계시잖아요."

수빈의 진심 어린 눈빛은 준서의 내면을 뒤흔들었다. 그는 자신이 그녀를 위해 얼마나 많은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억압이 자신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는지 깨달았다.

그날 밤, 준서는 경호 일지에 '피경호인의 감정적 안정도 임무의 중요한 요소로 판단됨. 이에 대한 경호원 개인의 감정적 동요는 임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통제가 필요함'이라고 기록했다. 하지만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고, 그는 이미 그녀에게 완전히 중독되어 있었다. 그는 그녀를 지켜야 했지만, 동시에 그녀의 순수함에 의해 스스로가 보호받고 싶었다.

 

14화. 찰나의 접촉, 허락되지 않은 전기 충격

준서와 수빈 사이의 미묘한 긴장은 일상 속의 가장 사소한 접촉에서도 폭발할 것처럼 고조되었다. 준서는 1.5미터의 거리를 철저히 지키려 했지만, 수빈은 그 거리를 계속해서 좁히는 기회를 만들었다.

그날은 수빈이 개인 서류 작업을 위해 준서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H 그룹 본사로 향하는 날이었다. 수빈은 뒷좌석에 앉아 있었고, 준서는 운전석에 앉아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차 안은 두 사람의 숨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밀폐된 공간이었다.

수빈은 서류 작업에 필요한 펜을 떨어뜨렸다. 펜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좁은 틈새로 굴러 들어갔다.

"어머, 펜을 떨어뜨렸네요. 강 경호원님, 잠시 멈춰주실 수 있나요? 제가 주울 수가 없어요."

"아가씨, 잠시 후에 목적지에 도착하면 제가 줍겠습니다. 운전 중에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준서는 운전 중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수빈은 고집을 부렸다.

"안 돼요. 지금 당장 필요한 펜이에요. 잠깐만요. 제가 어떻게든 꺼내볼게요."

수빈은 안전벨트를 풀고 몸을 앞으로 숙였다. 그녀는 좁은 틈새로 손을 뻗었다. 펜은 준서의 운전석 시트 아래쪽에 박혀 있었다. 수빈이 펜을 찾기 위해 손가락을 더듬는 순간, 준서는 갑자기 몸을 숙여 백미러를 조정했다.

그 찰나의 순간, 수빈의 손가락 끝이 준서의 허벅지를 스치고 말았다. 그의 수트 바지 위로 느껴진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은 준서에게 마치 전기 충격처럼 다가왔다.

준서는 온몸의 근육이 경직되는 것을 느꼈다. 그는 숨을 들이쉬었고, 그의 심장은 멈춘 듯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로..."

수빈 역시 예상치 못한 접촉에 당황하여 재빨리 손을 거두었다. 그녀의 얼굴은 화끈거렸고, 그녀의 손가락 끝에는 여전히 그의 단단한 허벅지 근육의 감촉이 남아 있었다.

준서는 급히 차를 갓길에 세웠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그녀를 돌아보지 않은 채, 핸들을 꽉 잡고 있었다.

"아가씨. 경고했습니다. 운전 중에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삼가 주십시오. 경호 임무 수행에 치명적인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준서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다. 그의 분노는 수빈의 안전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지만, 그녀의 접촉이 자신에게 미친 감정적 충격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했다.

"죄송해요, 강 경호원님. 정말 고의는 아니었어요. 펜 때문에... 제가 너무 성급했네요."

수빈은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녀는 그가 느끼는 감정적 동요의 깊이를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장난으로 그의 심장을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준서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몸을 굽혀 틈새에 박혀 있던 펜을 주워 수빈에게 건넸다. 그가 펜을 건넬 때도, 그의 손은 그녀의 손과 닿지 않도록 철저하게 거리를 두었다.

"다시 한번, 경호 규정을 상기시켜 드립니다. 아가씨께서는 경호원의 지침을 따라주셔야 합니다. 그 지침은 아가씨의 안전을 위한 것입니다."

"알겠어요. 다시는 운전 중에 경호원님께 방해되는 행동을 하지 않을게요."

수빈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기묘한 만족감이 일었다. 그녀는 그의 철벽에 또 하나의 균열을 만들어냈고, 그 균열을 통해 그녀에게 전해진 전류는 그녀의 심장 전체를 울렸다.

차 안의 분위기는 무거웠고, 남은 여정 동안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준서는 운전을 하면서도 자신의 허벅지에 남아 있는 그녀의 손길의 잔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녀의 접촉은 짧았지만, 그의 냉철한 이성을 마비시키고, 그에게 '남자'로서의 강렬한 욕망을 상기시켰다.

그는 운전대를 꽉 잡았다. 그는 그녀에게서 멀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감정은 임무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그녀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그녀의 따뜻함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고 싶었다. 경호원과 피경호인 사이의 '선'은 그에게 가장 잔인한 족쇄가 되어가고 있었다.

 

15화. 제지, 흔들리는 통제와 육체의 압박

수빈의 도발이 잠시 멈춘 후, 준서는 잠시나마 안정을 되찾는 듯했다. 그는 자신의 임무에 다시 집중했고, 그녀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에 모든 신경을 쏟았다. 하지만 수빈은 이제 그의 '경호원' 가면을 완전히 벗기기 위한 마지막 시도를 준비했다.

그날은 수빈이 친구들과 함께 개인 미술 갤러리를 방문하는 날이었다. 준서는 그녀의 뒤를 따랐고, 갤러리는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수빈은 갤러리 큐레이터와 대화하는 척하며, 일반 관람객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작가 전용 작업실' 구역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곳은 비상구가 연결된 곳이어서 보안상 가장 취약한 지점이었다.

수빈은 준서가 잠깐 다른 곳을 주시하는 틈을 타, 작업실 문으로 손을 뻗었다.

"잠깐만요. 저 이 작가님 작품이 너무 궁금해서요. 한 컷만 보고 올게요!"

준서는 즉시 그녀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아가씨! 멈추십시오! 그곳은 통제 구역입니다."

수빈은 그의 경고를 무시하고 문을 열려 했다. 준서는 그녀의 안전을 위해 물리적인 제지를 가해야만 했다. 그는 지체 없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그녀의 몸 전체를 자신의 몸쪽으로 밀착시켜 문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끌어당겼다.

준서의 두 손이 수빈의 가는 허리를 단단하게 붙잡았고, 그녀의 몸은 그의 단단한 가슴에 완벽하게 밀착되었다. 복잡한 상황 속에서, 그의 행동은 경호원으로서의 '필수적인 제지'였지만, 수빈에게는 '통제할 수 없는 포옹'이었다.

"강 경호원님! 아파요! 이거 놓으세요!"

수빈은 일부러 반항하는 척했지만, 그녀의 심장은 그의 품 속에서 폭발할 것처럼 뛰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압도적인 남성적인 힘과 체취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놓을 수 없습니다, 아가씨. 그곳은 보안상 매우 취약한 구역입니다. 아가씨의 안전을 위해 저는 이 제지를 멈출 수 없습니다."

준서의 목소리는 낮고 강렬했다. 그의 얼굴은 그녀의 머리 위로 가까이 다가왔고, 그의 숨결이 그녀의 정수리에 닿았다.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과 몸의 향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갤러리 관람객들이 두 사람을 쳐다보았지만, 준서는 개의치 않았다. 그의 눈에는 오직 수빈의 안전만이 중요했다. 하지만 그의 이성과 달리, 그의 몸은 그녀를 안은 채 강렬한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의 팔에 힘이 들어갈수록, 그녀의 연약함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

잠시 후, 큐레이터가 달려와 작업실 문이 잠겨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상황이 정리되자, 준서는 천천히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

수빈은 몸을 돌려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눈은 분노가 아닌, 묘한 기대감과 함께 고조된 감정으로 빛나고 있었다.

"강 경호원님. 저를 그렇게 꼭 안고 계셔야 했나요? 그냥 '들어가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안 됐어요?"

"아가씨께서는 제 말을 듣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위협 상황에서 피경호인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할 의무가 있습니다. 물리적인 제지가 필요했습니다."

준서는 다시 냉정한 '경호원'의 논리로 무장했다. 하지만 그의 뺨에는 홍조가 돌고 있었고, 그의 눈빛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수빈은 그의 논리에 반박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그의 수트 재킷을 툭툭 털어주는 척하며, 그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알겠어요. 강 경호원님의 논리가 맞겠죠. 하지만... 경호원님의 심장은 지금도 제 심장보다 더 빨리 뛰고 있는 것 같아요. 저를 그렇게 꼭 안고 있는 것이 경호원님께도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이제는 아시겠죠?"

수빈은 그의 눈을 보며 말했다. 그녀의 말은 그의 내면을 관통했다. 준서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그녀에게 들릴까 봐 두려웠다. 그는 그녀의 접촉을 피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진심 어린 도발 앞에서 무장 해제될 수밖에 없었다.

준서는 한 걸음 물러섰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고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는 자신이 그녀의 안전을 지키는 '경호원'인지, 아니면 그녀에게 빠져들고 있는 '남자'인지 스스로도 정의할 수 없었다. 그의 임무와 감정 사이의 선은 이미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16화. 격차, 파티 속의 외로운 방관자

 

며칠 뒤 수빈의 생일 파티가 열렸다. H 그룹 회장의 막내딸 생일인 만큼, 파티는 성대하게 열렸다. 수빈은 오늘만큼은 '경호원 강준서'가 아닌 '남자 강준서'의 감정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녀는 그에게 그녀의 '세계'가 얼마나 화려하고, 그리고 그가 그 세계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보여주려 했다.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수빈은 눈부신 드레스를 입고 수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았다. 그녀는 모두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주인공이었다. 준서는 파티장 구석, 가장 어두운 그림자 속에 서 있었다. 그의 수트는 파티장의 화려함과는 동떨어진, 냉철한 방어막 같았다.

수빈은 일부러 준서에게 시선을 던지지 않았다. 그녀는 웃고, 춤추고, 축배를 들었다. 그녀의 곁에는 여전히 K 그룹의 최우진을 비롯한 수많은 젊은 사업가들이 경쟁적으로 구애를 펼쳤다.

준서는 그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의 내면은 격렬한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그는 그녀가 속한 '세계'와 자신이 속한 '세계'의 간극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가진 귀족이었고, 자신은 그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용된, 이름 없는 '경호원'이었다.

수빈이 친구들과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바라보며, 준서는 강한 소외감을 느꼈다. 그는 그녀의 가장 가까이에 서 있었지만, 그녀의 행복의 순간에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방관자였다.

잠시 후, 수빈은 파티장에서 잠시 벗어나 정원으로 나섰다. 준서는 그림자처럼 그녀를 따랐다. 정원 한 구석에는 작은 분수가 있었고, 수빈은 그 앞에 섰다.

"강 경호원님, 왜 저를 피하세요?"

수빈은 등을 돌린 채 물었다.

"피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가씨의 경호를 수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준서는 1.5미터의 거리를 유지하며 대답했다.

"거짓말 마세요. 오늘 파티 내내 경호원님은 저를 바라보지 않으려고 애쓰셨어요. 제가 다른 남자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경호원님의 눈빛이 흔들리는 걸 봤어요. 경호원님은 저를 질투하신 게 아니라... 저의 세계를 보며 스스로를 배제하신 거잖아요."

수빈의 목소리에는 날카로운 직감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그의 마음속에 숨겨진 '신분의 격차'라는 장벽을 정확히 꿰뚫었다.

준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의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에 빠져들었지만, 그가 그녀의 곁에 설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저는 아가씨의 경호원일 뿐입니다. 아가씨의 세계에 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준서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그 속에는 깊은 고통이 담겨 있었다.

수빈은 천천히 몸을 돌려 그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이번에는 그에게 도발이나 유혹을 시도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고 싶었다.

"강 경호원님. 저에게는 이 모든 것이 의미가 없어요. 저는 제 주변의 화려한 모든 것보다, 경호원님이 저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더 중요해요. 저는 경호원님이 저를 '아가씨'가 아니라, 그냥 '수빈'으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수빈은 그의 앞에 서서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제가 이 세계를 포기하고 경호원님과 함께 떠난다고 해도, 경호원님은 여전히 저를 거부하실 건가요? 제가 이 모든 것을 버리고 경호원님의 세계로 들어가겠다고 해도요?"

준서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녀의 말은 단순한 고백을 넘어선, '자신의 삶 전체를 건 선택'을 암시하고 있었다. 그는 감히 그녀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호원이었지, 그녀의 인생을 망칠 권리가 없었다.

"그런 상상은 하지 마십시오, 아가씨. 저는 아가씨의 안전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아가씨의 아름다운 삶을 유지하는 것이 저의 임무입니다."

준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는 것만이 그녀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심장은 이미 그녀의 진심 앞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17화. 따뜻한 선물, 강준서의 감정적 무장 해제

수빈은 준서의 '신분 차이'라는 가장 단단한 철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물질적인 것이 아닌, 순수한 '마음'을 담은 선물을 준비했다. 그녀는 그가 항상 임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의 희생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었다.

그날 아침, 준서는 평소처럼 그녀의 방 앞에서 경호 임무를 시작했다. 수빈은 아침 식사를 위해 방을 나섰고, 준서에게 작은 상자를 건넸다.

"강 경호원님, 제 생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이건 제가 경호원님께 드리는 작은 선물이에요. 업무 시간에는 뜯어보지 마시고, 오늘 밤 교대 후 쉬는 시간에 열어보세요."

수빈은 해맑게 웃으며 준서에게 속삭였다. 준서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경호원은 피경호인에게서 사적인 선물을 받을 수 없었다. 이는 경호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였고, 뇌물이나 편의 제공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다.

"아가씨, 죄송하지만 저는 선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 경호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에이, 경호원님. 이건 뇌물이 아니라, 그냥 '따뜻한 마음'이에요. 그리고 경호 규정에는 '피경호인의 따뜻한 마음을 거절하라'는 조항은 없을 거예요. 저를 위해 이렇게 고생하시는데, 제가 감사를 표하는 것도 경호원님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 거잖아요?"

수빈은 다시 한번 교묘한 논리로 그를 설득했다. 준서는 그녀의 순수한 의도를 읽었고, 그녀의 눈빛에서 거절할 수 없는 진심을 보았다. 그는 결국 작은 상자를 받아들였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 주십시오."

준서는 상자를 받아 자신의 수트 안주머니에 넣었다. 그의 손은 그녀의 선물을 받은 순간, 미세하게 떨렸다.

그날 밤, 모든 임무를 마치고 자신의 숙소로 돌아온 준서는 상자를 꺼냈다. 그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값비싼 물건 대신, 수빈이 직접 뜬 것으로 보이는 투박한 네이비색 목도리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작은 손편지가 함께 있었다.

<강 경호원님께.
경호원님은 항상 차가운 수트를 입고 계셔서, 경호원님의 마음도 찰나의 흔들림도 없는 철벽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저는 알아요. 경호원님의 마음이 얼마나 따뜻하고, 저를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참고 계신지.
이 목도리는 제가 며칠 동안 밤잠을 줄여가며 뜬 거예요. 제 실력이 부족해서 좀 삐뚤빼뚤하지만, 경호원님의 마음이 이 목도리처럼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
추운 날, 임무 수행하실 때, 경호원님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건 이제 제가 할게요.
경호원님은 저를 지켜주시고, 저는 경호원님을 따뜻하게 해줄게요.

수빈 드림->

준서는 목도리를 꺼내 자신의 목에 둘러보았다. 까칠하지만 따뜻한 털실의 촉감이 그의 목을 감쌌다. 그의 얼굴에는 감정이 완전히 배제된 경호원의 모습이 사라지고, 깊은 고뇌와 함께 왠지 모를 따뜻함이 감돌았다.

그는 수빈의 편지를 다시 읽었다. '경호원님은 저를 지켜주시고, 저는 경호원님을 따뜻하게 해줄게요.' 그녀의 이 문장은 그의 심장을 강타했다. 그는 평생을 '지키는 자'로 살아왔다. '보호받는 자'의 위치는 그에게 낯설었다. 하지만 수빈은 그에게 '따뜻함'이라는 이름의 보호를 제공하고 있었다.

준서는 자신의 감정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음을 깨달았다. 그는 그녀의 순수한 마음에 의해 완전히 무장 해제되었다. 그는 그녀가 선물한 목도리를 풀지 않은 채, 침대에 앉아 밤을 지새웠다. 그는 이제 그녀의 경호원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과,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로서의 감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해야 했다.

다음날 아침, 수빈은 준서가 자신이 준 목도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실망했지만, 애써 웃으며 말했다.

"어머, 경호원님. 제가 선물한 목도리는 마음에 안 드셨나 봐요."

준서는 수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아주 짧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닙니다. 아가씨의 마음은... 제가 받은 것 중 가장 따뜻한 것입니다. 하지만 임무 수행 중에는 복장에 변화를 줄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는 '죄송하다'는 말을 했지만, 그의 눈빛은 그가 그 목도리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수빈은 미소 지었다. 그녀는 그의 철벽이 이제 거의 무너졌음을 직감했다.

 

18화. 엘리베이터의 밀착, 닿을 듯 말 듯

수빈과 준서 사이의 긴장은 점점 더 팽팽하게 고조되었다. 작은 공간에서의 밀착은 두 사람의 감정을 더욱 자극했고, 준서의 통제력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날은 H 그룹 계열사의 자선 행사 참석을 위해 고층 빌딩을 방문한 날이었다. 수빈과 준서는 단둘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엘리베이터는 일반적인 크기였지만, 두 사람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좁은 공간처럼 느껴졌다. 준서는 그녀의 안전을 위해 출입문 쪽에 등을 기대고 섰고, 수빈은 그와 마주 보지 않는 위치에 섰다.

엘리베이터가 상승하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대화도 없었다. 하지만 침묵은 두 사람의 고조된 감정을 더욱 증폭시켰다. 수빈은 그의 강렬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고, 준서는 그녀의 숨결을 들을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15층을 지나 멈추었을 때, 갑자기 빌딩 전체에 정전이 발생했다. 엘리베이터 안은 순식간에 암흑에 잠겼고, 조명은 비상등으로 바뀌었다.

수빈은 순간적으로 놀라 작은 비명을 질렀고, 반사적으로 몸을 준서 쪽으로 돌렸다.

"강 경호원님!"

그녀의 몸이 순간적으로 그의 가슴에 닿을 뻔했지만, 준서는 그녀가 완전히 접촉하기 직전, 자신의 팔을 뻗어 그녀와 벽 사이에 얇은 방어선을 만들었다. 그의 팔은 그녀의 얼굴 바로 옆, 벽에 닿아 있었다.

두 사람은 완전히 밀착된 자세가 되었다. 그녀의 얼굴은 그의 가슴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 떨어져 있었고, 그녀의 따뜻한 숨결이 그의 목덜미에 닿았다. 그의 숨 막힐 듯한 남성적인 체취가 그녀를 감쌌다.

"괜찮습니다, 아가씨. 놀라지 마십시오. 일시적인 정전입니다. 비상 전력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준서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에는 통제를 유지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담겨 있었다.

수빈은 그의 눈을 올려다보았다. 비상등 아래 그의 눈빛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강렬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지금 '경호원'의 임무와 '남자'로서의 본능 사이에서 처절하게 싸우고 있었다.

"강 경호원님... 저는 지금 무서운 게 아니에요. 경호원님과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게... 저는... 너무 좋아요."

수빈은 용기를 내어 자신의 진심을 속삭였다. 그녀의 말은 준서의 심장을 또 한 번 강타했다.

준서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며 말했다.

"아가씨. 지금은 경호 임무 중입니다. 아가씨의 안전을 위해 저는 이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대화는... 삼가 주십시오."

그는 필사적으로 선을 그으려 했지만, 그의 눈빛은 그녀의 입술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키스하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시달렸다. 그의 이성은 그를 멈추라 명령했지만, 그의 몸은 그녀의 몸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원했다.

수빈은 그의 흔들리는 눈빛을 읽었다. 그녀는 천천히 자신의 몸을 앞으로 기울여, 그의 가슴에 아주 미세하게 기댔다. 그녀의 행동은 경호원으로서의 통제를 요구하는 그의 팔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통제를 무너뜨리는 부드러운 유혹이었다.

준서는 숨을 멈추었다. 그는 그녀를 밀어낼 수 없었다. 그녀의 연약하고 따뜻한 체온은 그의 단단한 철벽을 녹이고 있었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의 전원이 복구되고 밝은 조명이 들어왔다. 두 사람은 충격에 휩싸인 채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강 경호원님... 저는... 괜찮아요."

수빈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준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이 임무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절망감을 느꼈다. 그는 그녀에게서 멀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냉철한 이성은 그에게 '도망치라'고 외쳤지만, 그의 심장은 그녀의 곁에 '남으라'고 속삭였다.

 

19화. 급제동, 남겨진 손의 잔상

엘리베이터 사건 이후, 준서는 수빈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더욱 철저하게 자신을 통제했다. 그는 그녀의 사적인 대화에도 기계적으로 대응했고, 그녀의 도발에도 흔들리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운명은 두 사람에게 '밀착 경호'의 기회를 계속해서 제공했다.

그날은 수빈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카페에 가기 위해 준서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시내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수빈은 평소처럼 뒷좌석에 앉아 있었고, 준서는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1.5미터 이상의 거리가 있었지만, 차 안은 여전히 밀폐된 공간이었다.

준서는 평소보다 더욱 조심스럽게 운전하고 있었다. 그는 혹시라도 수빈이 다칠까 봐 노심초사했다. 그때, 갑자기 앞차에서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준서는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이익!"

차가 급정거하는 순간, 수빈은 안전벨트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앞으로 쏠렸다. 준서는 반사적으로 오른팔을 뒤로 뻗어, 그녀의 가슴과 어깨를 막아세웠다.

그의 단단한 팔뚝이 그녀의 몸을 밀착시키며 충격으로부터 보호했다. 그의 행동은 순수한 '경호원'의 본능이었지만, 두 사람의 몸은 순간적으로 강하게 밀착되었다.

"괜찮으십니까, 아가씨!"

준서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놀라움과 함께 그녀의 안전을 확인하는 안도감이 섞여 있었다.

수빈은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그의 팔에 가까이 닿아 있었다. 그녀는 그의 단단하고 뜨거운 팔뚝에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에 짜릿한 안도감을 느꼈다.

"네... 저는 괜찮아요. 강 경호원님 덕분에..."

수빈은 그의 팔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팔에는 그녀의 몸이 부딪친 찰나의 압력과 함께, 그녀의 피부가 닿은 미세한 온기가 남아 있었다.

준서는 재빨리 팔을 거두었다. 그의 행동은 마치 뜨거운 물건을 만진 것처럼 당황스러웠다. 그는 다시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전방을 주시하려 애썼다.

하지만 수빈은 그의 팔에 남겨진 자신의 '잔상'을 보았다. 그의 수트 소매 위로 그녀의 몸이 닿았던 자리가 마치 그녀의 체온으로 물든 것처럼 느껴졌다.

"강 경호원님. 저를 지키는 건 경호원님의 임무죠. 하지만 지금 경호원님의 팔에는 제가 남긴 자국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수빈은 부드럽게 속삭였다. 그녀는 그의 경호원 가면 아래에 있는 '남자' 강준서의 감정을 건드리고 싶었다.

준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운전대를 꽉 잡았다. 그의 오른팔에는 그녀를 보호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그녀의 몸에 닿았다는 '금지된 접촉'의 잔상이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그의 팔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저를 지키는 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준서는 간신히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훨씬 낮고 거칠었다.

수빈은 그의 진심을 보았다. 그는 그녀를 지키는 것에 목숨을 걸 만큼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책임감은 이미 '경호원'의 임무를 넘어선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변하고 있었다.

"알아요. 강 경호원님. 하지만 저는 경호원님에게 제가 남긴 이 흔적이 '경호원의 임무'가 아니라, '한 남자의 기억'으로 남아있기를 바라요."

수빈은 그의 눈을 보았다. 준서는 백미러로 비치는 그녀의 눈빛을 피할 수 없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혼란과 함께 그녀를 향한 강렬한 끌림이 담겨 있었다.

그는 운전대를 잡은 채, 자신의 팔에 남아 있는 그녀의 온기를 느꼈다. 그는 이제 그녀에게서 멀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철벽'은 그녀의 연약함과 순수함, 그리고 그녀의 진심 어린 사랑 앞에서 완전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그녀의 곁에 남아 그녀를 지키고 싶었다. 그것이 그의 유일한 임무이자, 유일한 욕망이었다.



20화. 새벽의 독대, 감정의 댐이 무너지다

차량 급제동 사건 이후, 준서와 수빈 사이의 긴장은 극에 달했다. 준서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경호 일지를 작성하거나, 운동을 하며 스스로를 혹사했다. 수빈은 그런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어느 날 새벽 2시, 수빈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자신의 방을 나섰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준서가 자신의 방문 앞에서 밤샘 경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준서는 복도 끝, 그림자 속에 서서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피곤함과 함께 깊은 고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수빈은 조용히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녀의 발소리가 그의 훈련된 귀에는 들리지 않을 리 없었다. 준서는 즉시 눈을 뜨고 경계 태세를 취했다.

"아가씨. 왜 이 시간에 나오셨습니까? 위험할 수 있습니다."

"위험할 수 있다니요. 가장 강한 경호원님이 제 옆에 계시는데, 뭐가 위험해요? 강 경호원님. 저 잠이 안 와요."

수빈은 그의 옆에 기대어 복도 바닥에 앉았다. 준서는 당황했지만, 그녀를 다시 방으로 돌려보낼 수 없었다. 그녀의 심리적 불안정은 경호원의 개입을 요구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아가씨. 방으로 돌아가 주십시오. 제가 경호 임무를 수행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알겠어요. 하지만 딱 10분만 여기 있을게요. 경호원님은 저를 지키는 임무가 있으시니, 제가 여기 있는 건 경호원님의 임무를 수행하는 거잖아요?"

수빈은 그를 올려다보며 애써 미소 지었다. 그녀의 눈은 피곤했지만, 그의 곁에 있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준서는 결국 그녀의 옆에 서서 침묵했다. 수빈은 고요한 복도에서 그의 숨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강 경호원님. 저는 이 모든 것이 싫어요. 저택도, 아버지도, 그리고 저를 둘러싼 이 모든 화려한 것들도요. 저는 그냥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요. 평범한 사람을 만나서, 평범하게 사랑하고 싶어요."

수빈의 목소리에는 진심 어린 슬픔이 묻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신분 때문에 그와 가까워질 수 없다는 현실에 고통받고 있었다.

"아가씨의 삶은... 아가씨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삶입니다. 아가씨께서는 이 모든 것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준서는 딱딱하게 대답했지만, 그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저에게는 자격이 없어요. 이 모든 것은 저를 가두는 새장일 뿐이에요. 저는 그저 경호원님과 함께,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경호원님의 수트가 아닌 편안한 옷을 입고, 함께 커피를 마시며 웃고 싶어요."

수빈은 그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애써 참았다. 그녀는 그의 철벽을 존중하고 싶었다.

준서는 그녀의 순수한 진심에 압도당했다. 그는 그녀의 말대로 그녀가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신을 선택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그를 더 깊은 고뇌 속으로 밀어 넣었다.

"아가씨. 저는 아가씨의 경호원일 뿐입니다. 아가씨께서 원하시는 평범한 삶은... 저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사치입니다."

준서는 마침내 자신의 가장 깊은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그가 짊어져야 할 '신분'과 '임무'의 무게가 담겨 있었다.

"왜 사치예요? 경호원님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멋지고 강한 남자예요. 경호원님은 이 모든 것을 가질 자격이 있어요. 저도 경호원님의 일부가 되고 싶어요."

수빈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물은 준서의 냉철함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준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고, 그녀를 품에 안아주고 싶었다. 그는 천천히 무릎을 꿇고 그녀의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의 수트가 복도 바닥에 닿았다.

"아가씨... 저를 시험하지 마십시오. 제가 얼마나 아가씨를... 원하는지 모르시지 않습니까."

그의 목소리는 갈라졌고, 그의 눈빛은 강렬한 욕망과 고통으로 가득 찼다. 그는 처음으로 그녀에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했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욕망'과 '고통'이 뒤섞인, 가장 위험한 고백이었다.

 

21화. 과거의 그림자, 이성과 감정의 단절

준서의 고백 이후, 수빈과 준서 사이의 긴장은 폭발 직전의 상태에 놓였다. 준서는 그날 이후 그녀에게서 철저히 멀어지려 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이 임무를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판단하고, 스스로를 '경호원'의 틀에 더욱 단단히 가두었다.

수빈은 준서가 다시 철벽을 치는 것에 상처받았지만, 그의 고백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인내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의 마음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날은 수빈이 아버지의 사업과 관련된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는 날이었다. 준서는 그녀를 회의실까지 경호했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준서는 복도에 서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복도 벽에 걸린 H 그룹의 역사 사진들을 보았다. 그 사진들 속에서 그는 문득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특수부대 시절, 그는 가장 냉철하고 유능한 팀장이었다. 하지만 임무 중, 그는 팀원들을 잃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그때의 고통은 그를 '감정'이라는 것에서 완전히 단절시켰다. 그는 '감정'이 판단을 흐리게 하고, 결국 소중한 것을 잃게 만든다고 믿었다.

수빈의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은 그에게 잃어버린 '인간적인 감정'을 되찾아주었지만, 동시에 그가 잃었던 '고통'의 그림자도 함께 불러왔다. 그는 그녀를 사랑할수록, 그녀의 안전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다.

수빈은 회의 도중 잠시 복도로 나와 준서에게 다가왔다.

"강 경호원님, 얼굴이 안 좋으세요. 혹시 어디 아프신 건가요?"

수빈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준서의 얼굴에는 피로함과 함께 깊은 내적 갈등이 서려 있었다.

"괜찮습니다, 아가씨. 아가씨는 업무에 집중하십시오."

준서는 차갑게 대답했다. 그의 말투는 그녀에게서 감정적으로 멀어지려는 필사적인 노력이었다.

수빈은 그의 냉정한 태도에 상처받았지만, 그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손에 쥐고 있던 물병을 그의 손에 조심스럽게 건넸다.

"이거 마시세요. 경호원님은 항상 저를 지키시느라 힘드시잖아요. 저를 지키는 것만큼, 경호원님 자신도 지키세요."

수빈의 진심 어린 걱정은 준서의 냉철한 가면을 또 한 번 흔들었다. 그는 그녀의 순수함 앞에서 자신의 냉정함이 얼마나 잔인한지 깨달았다.

"아가씨. 저는 경호원입니다. 저에게는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아가씨께서는 저를 경호원으로만 대해주십시오. 그 이상은... 저에게도, 아가씨에게도 위험합니다."

준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의 과거의 상처와 그녀를 향한 감정이 뒤섞여 그녀의 안전을 위협할까 봐 두려웠다.

수빈은 그의 눈을 보았다. 그의 눈빛은 슬픔과 함께 강한 거부감을 담고 있었다.

"강 경호원님. 저에게는 경호원님의 과거도, 경호원님의 상처도 모두 중요해요. 저는 경호원님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요. 저를 밀어내지 마세요. 제가 경호원님의 상처를 보듬어드릴게요."

수빈은 간절하게 말했다. 그녀는 그가 과거의 고통 때문에 자신을 거부하고 있다고 직감했다.

준서는 그녀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는 더 이상 그녀의 눈빛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경호 임무에 집중하겠습니다, 아가씨. 저는 아가씨의 감정을 공유할 수 없습니다."

그의 냉정한 말에 수빈은 깊은 상처를 받았다. 그녀는 그의 철벽이 너무나도 단단하고 냉혹하다고 느꼈다.

그녀는 회의실로 돌아섰지만, 그녀의 마음은 울고 있었다. 준서는 홀로 복도에 서서 자신의 팔을 꽉 잡았다. 그의 손에는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 남아 있었고, 그의 심장은 그녀의 슬픈 눈빛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지켜야 했지만, 동시에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다. 그는 이제 그녀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그녀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곧 이 경호 임무에서 스스로 물러날 것을 결심했다.

 


22화. 계산된 거리두기, 수빈의 상실감

준서는 자신의 감정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자, 수빈에게서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는 '계산된 냉철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모든 질문에 단답형으로 대답했고, 그녀의 도발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그의 목표는 그녀에게 자신이 더 이상 '남자'가 아닌, 그저 '기계적인 경호원'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수빈은 준서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마치 이전의 모든 감정적 교감을 지워버린 것처럼 행동했다. 그의 눈빛은 다시 처음 만났을 때처럼 차갑고 공허했다.

"강 경호원님. 저 어제 밤에 잠을 잘 못 잤어요. 혹시 제가 걱정되시지는 않으세요?"

수빈은 아침 식사 자리에서 그에게 말을 걸었지만, 준서는 미동도 없이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

"아가씨. 저는 아가씨의 신체적 안전만을 경호합니다. 수면 부족은 경호 대상의 건강 관리 영역이며, 제 임무 외적인 부분입니다."

그의 냉정한 대답에 수빈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녀는 그의 차가운 말투가 그녀의 심장에 깊은 상처를 입히는 것을 느꼈다.

"그럼... 제가 혹시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고 해도, 경호원님은 아무렇지도 않으시겠네요? 경호원님은 그저 제 안전만 지켜주시면 되는 거니까요."

수빈은 일부러 '결혼'이라는 단어를 던져 그의 감정을 시험했지만, 준서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것은 아가씨의 사적인 선택이며, 경호 임무의 종료와 관련된 사안입니다. 저의 감정은 임무와 무관합니다."

수빈은 더 이상 그에게 말을 걸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철벽이 이제는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 '직업 윤리'라는 이름의 단단한 콘크리트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그날 오후, 수빈은 친구와의 만남을 핑계로 준서와 함께 외출했다. 준서는 그녀를 차에 태우고 운전했다. 수빈은 일부러 그의 침묵을 깨기 위해 라디오를 크게 틀었고, 흥겨운 음악이 차 안을 가득 채웠다.

수빈은 문득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가사처럼, 자신의 감정을 준서에게 전하고 싶었다.

"강 경호원님. 혹시... 제가 경호원님에게 부담스러운 존재인가요? 제가 경호원님께 너무 많은 것을 바라서, 경호원님이 저를 피하시는 건가요?"

수빈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진심을 알고 싶었다.

준서는 백미러로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그의 눈빛은 공허했다.

"아가씨. 경호원에게 '부담'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오직 '임무'만이 존재합니다. 아가씨께서는 저를 경호원으로만 대해주십시오. 그것이 아가씨의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의 대답은 그녀의 심장에 결정적인 상처를 입혔다. 수빈은 자신이 그에게 아무리 다가가려 해도, 그는 항상 그녀에게서 등을 돌릴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빈은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소리 내어 울지 않았지만, 그녀의 눈물은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준서는 백미러로 그녀의 눈물을 보았다. 그의 심장은 고통으로 찢어지는 것 같았지만, 그는 핸들을 꽉 잡은 채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는 감정을 인정하는 순간, 자신이 그녀에게서 멀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녀에게서 멀어져야 했다.

그날 저녁, 준서는 경호팀장에게 자신의 '전보'를 요청하는 서류를 작성했다. 그는 이 임무를 포기하는 것이 그녀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의 눈물을 보는 것이 더 이상 그의 이성으로 통제할 수 없는 고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준서는 자신의 감정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그녀를 향해 폭주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냉철한 결심과 그녀를 향한 사랑 사이에서 처절한 내적 갈등을 겪고 있었다.

 

23화. 아가씨가 아닌 여자, 수빈의 진심 고백

준서가 스스로 거리를 두는 동안, 수빈은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 그녀는 준서의 철벽이 이젠 진심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희생'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희생을 막고, 그의 진심을 되찾고 싶었다.

그날 저녁, 수빈은 준서가 교대 근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을 막아섰다. 그녀는 평소의 밝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이 아닌, 진지하고 슬픈 표정으로 그를 마주했다.

"강 경호원님. 저에게서 도망치지 마세요. 제가 싫어서 저를 피하는 거 아니잖아요."

수빈은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저는 아가씨의 경호원입니다. 저에게는 아가씨를 피할 이유가 없습니다. 임무 수행에 집중해야 합니다."

준서는 여전히 냉정한 '경호원'의 가면을 쓰고 그녀를 거부했다.

수빈은 그의 냉정한 태도에 상처받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는 천천히 그의 앞으로 다가갔고, 1.5미터의 거리를 깨고 그의 코앞에 섰다.

"강준서 씨."

수빈은 처음으로 그를 '경호원님'이 아닌, '강준서 씨'라고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속에는 강한 진심이 담겨 있었다.

준서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자신의 '경호원' 가면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느꼈다.

"아가씨. 지금 경호 규정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저를 '경호원'으로 불러주십시오."

준서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선을 지키려 했다.

"아니요. 저는 오늘 경호원님을 '아가씨'의 경호원이 아닌, '여자 수빈'이 사랑하는 '남자 강준서'로 대할 거예요."

수빈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지만, 그 눈물은 그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저는 경호원님이 얼마나 냉정하고, 얼마나 철벽인지 알아요. 하지만 저는 경호원님의 그 냉철함 뒤에 숨겨진 따뜻한 마음과, 저를 지키고 싶어 하는 강한 책임감을 사랑해요."

수빈은 자신의 손을 들어 그의 뺨에 가져갔다. 그의 뺨은 차가웠지만, 그녀의 손길이 닿는 순간, 그의 눈빛은 격렬하게 흔들렸다.

"저는 경호원님에게서 '아가씨의 안전'이 아닌, '한 남자의 사랑'을 원해요. 경호원님은 저에게 '경호원'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경호원님에게서 '경호원'이 아닌, 저를 사랑하는 '남자'를 봐요."

수빈의 진심 어린 고백은 준서의 철벽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그는 그녀의 손길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의 눈에는 깊은 고뇌와 함께 그녀를 향한 강렬한 사랑이 담겨 있었다.

"저는 아가씨를... 지켜야 합니다. 그 이상은... 아가씨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준서는 간신히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갈라졌고,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저를 지키는 건, 제가 아니라 경호원님의 심장이에요. 경호원님은 지금 저를 사랑하는 자신의 심장을 지키지 못하고 있잖아요. 경호원님. 저는 경호원님의 모든 것을 감수할 수 있어요. 저의 신분도, 저의 삶도 모두 포기하고 경호원님과 함께 떠날 수 있어요."

수빈의 말은 준서의 심장을 관통했다. 그는 그녀의 순수한 사랑 앞에서 자신의 모든 방어막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준서는 자신의 감정을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뺨에 닿아있던 그녀의 손을 자신의 입술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에 키스했다.

"아가씨... 저를 용서하십시오. 저는 아가씨를 지키는 임무에 실패했습니다."

준서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는 임무에 실패했다는 것을 고백했지만, 그의 눈빛은 그녀를 향한 강렬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었다.

수빈은 그의 진심을 보았다. 그녀는 그가 마침내 '경호원'의 가면을 벗고 '남자' 강준서로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24화. 절망적 선택, 자진 전보 요청의 배신감

수빈의 진심 어린 고백과, 준서의 감정적 고백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준서는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그 사랑이 그녀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렸다. 그는 그녀의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그녀에게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날 아침, 준서는 경호팀장에게 '자진 전보 요청서'를 제출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이 임무 수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피경호인의 안전을 위해 다른 경호원으로 교체되어야 한다고 보고했다. 그의 결정은 냉철한 이성으로 내린, 그녀를 향한 마지막 '경호'였다.

수빈은 준서의 갑작스러운 거리두기에 불안함을 느꼈지만, 그의 진심을 믿었기에 인내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의 감정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날 오후, 수빈은 아버지의 서재에서 우연히 준서의 '자진 전보 요청서'를 보게 되었다. 서류는 '일급 비밀'로 분류되어 있었지만, 수빈의 눈에는 그것이 준서의 '배신'으로 비쳤다.

<경호원 강준서는 피경호인 차수빈 아가씨와의 경호 임무 중, 직무 수행에 부적합한 개인적인 감정의 동요를 겪었음을 보고합니다. 이에 피경호인의 안전 확보를 위해, 즉시 타 지역 임무로 전보를 요청합니다.>

수빈은 서류를 읽는 내내 온몸이 떨렸다. 그의 냉정한 결심은 그녀를 향한 마지막 경고와 같았다. 그는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녀에게서 영원히 떠나려 하고 있었다.

"강 경호원님... 어떻게 저에게 이럴 수 있어요?"

수빈은 눈물을 흘리며 준서에게 달려갔다. 준서는 그녀의 방 앞에서 경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아가씨. 경호 임무 중입니다. 흥분하지 마십시오."

준서는 여전히 냉정한 가면을 쓰고 그녀를 대했다. 그는 자신의 결정이 그녀를 위한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의 분노를 감수하려 했다.

수빈은 그의 뺨을 때리고 싶었지만, 그녀의 손은 허공을 갈랐다. 그녀는 그의 수트에 박혀 있는 그의 완벽한 '경호원' 모습에 깊은 절망감을 느꼈다.

"저를 사랑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저에게서 도망치려 하세요? 저를 사랑한다는 그 감정이 저에게 위험한 건가요? 아니면 경호원님의 임무가 저보다 더 중요한 건가요?"

수빈은 울부짖었다. 그녀의 눈물은 준서의 냉철한 이성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저는 아가씨를 지켜야 합니다. 저의 감정은 임무를 방해하고, 아가씨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가씨의 곁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준서는 간신히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고통과 함께 그녀를 향한 사랑이 담겨 있었다.

"아니요! 저에게 가장 위험한 건 경호원님이 저를 떠나는 거예요! 경호원님이 저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저에게 가장 안전한 방패예요! 저에게서 도망치지 마세요. 제가 경호원님의 그 선을 넘게 해줄게요."

수빈은 그의 품에 안기려 했지만, 준서는 그녀를 밀어냈다. 그는 그녀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그녀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었다.

"아가씨. 저는 아가씨의 경호원일 뿐입니다. 아가씨께서는 저를 잊으십시오. 저는 아가씨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준서는 그녀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는 자신의 눈물을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의 심장은 고통으로 찢어지는 것 같았지만, 그는 그녀의 안전을 위해 그녀에게서 멀어지는 '절망적인 선택'을 했다.

수빈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의 냉철한 결정이 그녀를 향한 마지막 사랑이라는 것을. 그녀는 그의 철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결심했다.

 

25화. 절규와 눈물의 대면, 무너지는 준서의 결심

준서의 전보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는 소식이 경호팀 내부에서 돌기 시작했다. 수빈은 준서가 곧 떠날 것이라는 절망감에 휩싸였다. 그녀는 그의 냉철한 결정이 자신을 향한 사랑의 발현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의 희생을 막고 싶었다.

그날 저녁, 수빈은 준서를 저택의 비밀스러운 작은 정자로 불러냈다. 그곳은 두 사람만이 대화할 수 있는, 외부의 감시로부터 벗어난 공간이었다.

"강 경호원님. 저에게서 도망치려는 이유가 제 안전 때문이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저에게 가장 위험한 건 경호원님이 없는 삶이에요."

수빈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녀는 더 이상 도발이나 유혹을 시도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직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려 했다.

준서는 정자 기둥에 기대어 서서,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는 그녀의 눈물을 볼 용기가 없었다.

"아가씨. 저는 아가씨를 지키는 임무에 충실해야 합니다. 저의 감정은 임무에 방해가 됩니다. 저는 아가씨의 곁을 떠나는 것이 아가씨의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준서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결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있었다.

"저에게는 경호원님이 지키는 '선'이 중요하지 않아요. 제가 원하는 건 경호원님과 저 사이의 '사랑'이에요. 경호원님은 저를 사랑하시잖아요! 그런데 왜 저를 거부하세요?"

수빈은 그의 앞으로 달려가 그의 수트 소매를 잡았다. 그녀의 눈물은 그의 수트에 스며들었다.

"저는 아가씨를... 지킬 수 없습니다. 저의 과거는... 아가씨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아가씨는 저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준서는 마침내 자신의 가장 깊은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그녀의 순수한 사랑이 자신의 과거의 그림자에 의해 더럽혀질까 봐 두려웠다.

"아니요! 제 삶을 경호원님이 결정하지 마세요! 제가 어떤 남자를 사랑할지는 제가 결정해요! 저는 경호원님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요. 경호원님의 과거도, 경호원님의 상처도 모두 저에게는 중요해요!"

수빈은 울부짖었다. 그녀의 절규는 준서의 철벽을 산산조각 냈다.

준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고, 그녀를 품에 안아주고 싶었다. 그는 천천히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에 가져갔다.

"아가씨... 저를 용서하십시오. 저는 아가씨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이 사랑은 아가씨에게 가장 위험한 것입니다."

준서는 그녀에게 고백했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그의 눈에는 그녀를 향한 강렬한 사랑과 고통이 담겨 있었다.

수빈은 그의 고백에 안도했다. 그녀는 그의 냉철한 결정이 그녀를 향한 사랑이었음을 확인했다.

"그럼 저에게서 도망치지 마세요. 제가 경호원님의 '선'을 넘게 해줄게요. 경호원님이 저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저에게 가장 안전한 방패예요."

수빈은 그의 품에 안겼다. 준서는 그녀를 밀어낼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따뜻한 체온과 향기에 압도당했고, 자신의 모든 이성을 포기했다.

그는 그녀를 단단하게 안았다. 그의 팔에 힘이 들어갈수록,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녀를 지켜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의 전보 요청은 취소되었다. 그는 이제 임무를 넘어선 '사랑'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임무를 시작하려 했다.

 

26화. 목숨을 건 위험, 납치 시도의 순간

준서가 전보 요청을 취소하고 수빈의 곁에 남기로 결심한 지 며칠 후, 그들이 우려하던 진짜 위험이 현실로 다가왔다.

수빈은 개인 미술품 경매 참석을 위해 외출했고, 준서는 그녀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랐다. 준서는 평소보다 훨씬 더 예민하게 주변을 경계했다. 그는 그녀를 향한 자신의 감정이 임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오히려 그 감정을 '보호 본능'으로 승화시키려 애썼다.

경매장 주변은 인파로 붐볐고, 준서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미세한 위협 징후를 감지했다. 평범한 사람들 속에 섞여 있는, 훈련된 듯한 움직임을 가진 몇몇 남자들. 준서는 즉시 비상 경보를 울리고 수빈에게 속삭였다.

"아가씨, 즉시 이쪽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주변에 위험이 감지되었습니다."

"네, 강 경호원님."

수빈은 준서의 단호한 목소리에서 위험을 감지하고, 그의 지시에 따랐다. 준서는 수빈을 이끌고 경매장 후문 쪽 비상 통로로 향했다.

그때, 갑자기 주변의 인파 속에서 몇 명의 남자들이 뛰쳐나와 두 사람을 향해 돌진했다. 그들은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훈련된 납치범들이었다.

"강 경호원님!"

수빈은 겁에 질려 준서의 팔을 잡았다. 준서는 그녀를 자신의 등 뒤로 숨기고, 납치범들과 맞섰다.

"아가씨는 제 등 뒤에서 벗어나지 마십시오!"

준서는 납치범들과 격렬하게 싸웠다. 그는 전직 특수부대 출신다운 압도적인 전투력으로 납치범들을 제압했다. 그의 움직임은 빠르고 정확했으며, 그의 주먹은 쇠망치처럼 강력했다.

하지만 납치범들은 수적으로 우세했고, 그들 중 한 명이 준서의 왼쪽 옆구리를 칼로 찔렀다.

"크윽!"

준서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지만, 수빈에게는 자신의 부상을 숨기려 애썼다. 그의 옆구리에서는 피가 솟구쳤다.

"강 경호원님!"

수빈은 그의 부상을 보고 절규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준서는 피를 흘리면서도, 그녀를 지키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남은 힘을 모두 모아 납치범들을 제압하고, 수빈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뛰십시오, 아가씨! 제가 후방을 맡겠습니다!"

준서는 수빈을 이끌고 비상 통로를 통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의 몸에서는 피가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고, 그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그의 눈빛은 그녀의 안전만을 향하고 있었다.

수빈은 준서의 손을 잡고 달렸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녀의 마음은 그를 향한 사랑과 함께, 그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로 가득 찼다.

마침내 두 사람은 안전한 곳에 도착했다. 준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옆에 주저앉았고, 그의 옆구리에서는 피가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강 경호원님! 정신 차리세요! 죽으면 안돼요! 제발!..."

수빈은 울부짖으며 자신의 손으로 그의 상처를 막으려 했지만, 피는 멈추지 않았다.

준서는 고통 속에서도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냉철한 경호원의 미소가 아니라, 그녀를 지켜냈다는 안도감과 사랑을 담은 미소였다.

"괜찮습니다, 아가씨. 저는... 아가씨를 지켜냈습니다. 저는... 아가씨를 잃을 수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속에는 그녀를 향한 강렬한 사랑이 담겨 있었다.

 

27화. 생사의 기로, 폭발하는 감정의 불꽃

준서는 수빈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킨 후, 급격히 의식을 잃어갔다. 수빈은 119에 신고하고, 자신의 옷으로 그의 상처를 막으며 필사적으로 그를 살리려 애썼다. 그녀의 눈물은 그의 피와 뒤섞여 흘러내렸다.

"강 경호원님! 제발 눈 좀 떠봐요! 죽지 마세요! 저는 경호원님을 너무 사랑해요! 제발 저를 두고 가지 마요!"

수빈은 그의 얼굴을 잡고 울부짖었다. 그녀는 그의 냉철한 가면이 벗겨지고, 그가 그녀를 향한 진심으로 자신을 지켰다는 것을 알았다.

준서는 희미하게 의식을 되찾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차가웠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아가씨...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아가씨의 안전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그 속에는 그녀를 향한 강렬한 사랑이 담겨 있었다.

구급차가 도착하고, 준서는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수빈은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수술이 끝날 때까지 병원 복도에서 밤을 지새웠다. 그녀의 마음은 그를 향한 사랑과, 그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로 가득 찼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많은 피를 흘린 탓에 준서는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수빈은 그의 병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강 경호원님... 저 때문에 이렇게 되시면 안 돼요. 경호원님 사랑해요. 제발 저에게 돌아와 주세요. 경호원님의 선을 제가 넘게 해줄게요."

수빈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를 향한 사랑을 고백했다.

준서는 며칠 후,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수빈은 그의 중환자실로 달려가 그의 손을 잡았다.

"강 경호원님! 괜찮으세요? 저 때문에... 제가 너무 미안해요."

수빈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손에 키스했다.

준서는 그녀의 손을 잡고,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그녀를 지켜냈다는 안도감과, 그녀를 향한 강렬한 사랑을 담고 있었다.

"아가씨... 저는... 괜찮습니다. 아가씨의 안전이 확보되었습니다."

준서는 여전히 '경호원'의 임무를 언급했지만, 그의 눈빛은 그녀를 향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었다.

수빈은 그의 눈을 보았다. 그녀는 그의 심장이 여전히 그녀를 향해 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강 경호원님. 저에게서 도망치지 마세요. 제가 경호원님의 '선'을 넘게 해줄게요. 경호원님은 저에게 '경호원'이 아니라, 저를 사랑하는 '남자'예요."

수빈은 그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 두 사람의 거리는 이제 0이었다.

준서는 그녀의 눈을 보았다. 그는 자신이 지켜야 할 임무와, 그녀를 향한 사랑 사이에서 마지막 갈등을 겪었다. 그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를 잃을 수 없었다.

"저는 아가씨를... 잃을 수 없습니다."

준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녀에게 고백했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속에는 그녀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담겨 있었다.

 

28화. 선을 넘는 키스, 임무와 사랑의 폭발

준서가 의식을 회복하고 며칠 후, 그는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수빈은 그의 곁을 지키며 간호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이제는 그의 '철벽'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싶었다.

그날 밤, 수빈은 준서가 잠든 줄 알고 그의 침대 곁에 앉아 그의 손을 잡았다.

"강 경호원님. 제가 경호원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경호원님이 저에게서 도망치려 하셨을 때, 저는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경호원님이 저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저에게 가장 안전한 방패라는 것을요."

수빈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손등에 키스했다.

준서는 사실 잠들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진심 어린 고백을 듣고 있었다. 그의 심장은 그녀의 사랑 앞에서 폭발할 것처럼 뛰고 있었다.

수빈은 그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의 입술이 그의 입술에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 멈추었다. 그녀는 그의 마지막 '선'을 존중하고 있었다.

"강 경호원님. 선을 넘으세요. 저에게서 도망치지 마세요. 저를 사랑하는 남자로서 저에게 돌아와 주세요."

수빈은 눈물을 흘리며 속삭였다.

준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진심과 사랑 앞에서 자신의 모든 이성을 포기했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그녀의 두 볼을 감싸 안고, 그녀의 입술에 강렬하게 키스했다.

그의 키스는 냉철한 경호원의 키스가 아니라, 그녀를 향한 강렬한 사랑과, 그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녀를 지키겠다는 맹세가 담긴 '선을 넘는 키스'였다.

두 사람의 키스는 길었고, 그들의 심장 박동은 서로에게 전달되었다. 그들의 키스는 '경호원'과 '피경호인' 사이의 모든 선을 파괴했다.

준서는 키스를 멈추고 그녀의 눈을 보았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저는... 선을 넘지 말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을 잃을 수는 없었습니다."

준서는 그녀에게 고백했다. 그의 고백은 그의 모든 것을 걸고 그녀를 향한 사랑을 선언하는 것이었다.

수빈은 그의 품에 안겨 울었다. 그녀는 그가 마침내 '경호원'의 가면을 벗고,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로 돌아왔음을 알았다.

그들의 사랑은 병실 안에서 폭발했다. 그들의 키스와 포옹은 두 사람의 관계를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었다.

준서는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수빈 씨. 이제 당신은 나의 임무가 아니라, 나의 삶입니다. 나는 당신을 지키는 것에 내 모든 것을 걸겠습니다."

수빈은 그의 말에 감동했다. 그녀는 그가 그녀를 향한 사랑을 인정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녀를 지키겠다고 맹세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의 사랑은 이제 세상의 모든 반대와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그들의 사랑은 '경호원과 피경호인' 사이의 금지된 사랑이었지만, 그들은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했다.

 

29화. 세상의 반대, 격차와 장애물의 등장

준서의 부상으로 인한 입원과, 그 와중에 발생한 납치 시도 사건은 H 그룹 내부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고 준서와 수빈의 관계 변화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수빈의 아버지, 차 회장은 준서와 수빈의 관계를 알게 된 후 격렬하게 분노했다. 그는 즉시 준서를 해고하고, 수빈에게는 엄격한 통제를 가했다.

"강준서! 우리 수빈이를 위험에서 구해준 건 고맙지만 너는 내 딸의 안전을 지키라고 고용한 경호원일 뿐이다! 감히 네까짓 게 내 딸에게 사적인 감정을 품어? 너는 네 분수를 알아야지!"

차 회장은 준서에게 모욕적인 말을 퍼부었다. 준서는 상처를 입은 몸으로도 흐트러짐 없이 회장 앞에 섰다.

"회장님. 저는 아가씨를 향한 저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저는 아가씨를 경호원으로서가 아닌, 한 남자로서 사랑합니다. 저는 아가씨를 지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준서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눈빛에는 회장의 분노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네가 감히! 내 딸은 곧 K 그룹의 최우진과 정략결혼을 해야 한다. 너는 내 딸의 인생에 끼어들 자격이 없어!"

차 회장은 수빈에게 이미 정해진 약혼자가 있음을 알렸다. 수빈은 최우진과의 결혼을 거부했지만, 회장은 그녀에게 강요했다.

최우진은 이 상황을 이용해 준서에게 모욕적인 제안을 했다.

"경호원님. 돈이 필요하겠죠. 수빈 씨에게서 떨어져 나가세요. 내가 당신이 원하는 만큼 돈을 줄게요. 당신 같은 남자는 수빈 씨의 옆에 설 자격이 없어요."

최우진의 조롱에 준서는 분노했지만, 이성을 잃지 않았다.

"최우진 씨. 저는 돈 때문에 아가씨를 경호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가씨를 지키는 것에 제 목숨을 걸었습니다. 당신에게 아가씨를 넘겨줄 수 없습니다."

준서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수빈은 아버지와 최우진의 반대에 맞서 준서의 곁을 지키려 했다. 그녀는 자신의 신분을 포기하고 준서와 함께 떠날 준비를 했다.

"강준서 씨. 저에게는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아요. 저는 강준서 씨만 있으면 돼요. 우리 함께 떠나요."

수빈은 준서에게 간절하게 말했다.

준서는 그녀의 희생에 감동했지만, 그녀를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그녀의 곁에 당당하게 서고 싶었다.

"수빈 씨. 당신은 당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당신의 곁에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내가 나의 능력을 증명하겠습니다. 나는 당신의 경호원이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는 남자로서 당신을 지키겠습니다."

강준서는 차수빈에게 약속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녀를 향한 사랑을 지키고 싶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이제 세상의 모든 반대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그들의 사랑은 '경호원과 피경호인' 사이의 금지된 사랑이었지만, 그들은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했다.

 

30화. 선을 넘은 사랑, 영원한 경호

준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수빈의 곁에 남기로 결심했다. 그는 경호원의 자리를 내려놓았지만, 수빈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남자'로서의 임무를 포기하지 않았다.

준서는 H 그룹의 경쟁사인 D 그룹에 스카우트되어 보안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자신의 뛰어난 능력과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목표는 수빈의 아버지인 차 회장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수빈의 곁에 당당하게 서는 것이었다.

수빈은 아버지의 강요에도 불구하고 최우진과의 정략결혼을 거부했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준서와 함께 떠날 준비를 했다.

"준서 씨. 저는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그저 준서 씨 곁에만 있으면 돼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해도 상관없어요."

수빈은 준서에게 말했다.

"수빈 씨. 당신은 당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당신의 곁에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내가 나의 능력을 증명했습니다."

준서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냉철한 경호원의 미소가 아니라, 그녀를 향한 사랑과 자신감을 담은 '남자'의 미소였다.

준서는 차 회장에게 정식으로 수빈과의 관계를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회장님. 저는 회장님의 따님을 사랑합니다. 저는 이제 차수빈 씨의 경호원이 아니라, 차수빈을 지키는 한 남자입니다. 저는 저의 능력으로 따님의 곁에 당당하게 설 것입니다."

준서는 차 회장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자료를 내밀었다. 그는 이제 H 그룹의 보안을 위협할 만큼 성장한 D 그룹의 보안 컨설팅 회사의 대표였다.

차 회장은 준서의 뛰어난 능력과 수빈을 향한 진심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는 자신의 딸이 준서의 곁에서 가장 행복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강준서. 네가 내 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내가 너희 둘의 사랑을 허락하겠다. 하지만 명심해라. 내 딸에게 상처를 주는 순간, 너에게서 내 딸을 떼어놓을 거다."

차 회장은 준서에게 마지막 경고를 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회장님. 저는 수빈 씨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제 목숨을 걸었습니다. 저는 영원히 수빈 씨의 경호원이자, 수빈 씨의 남자가 될 것입니다."

준서는 차 회장에게 약속했다.

수빈은 준서의 품에 안겨 울었다. 그녀는 그들의 사랑이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고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것에 감동했다.

 

몇 년 후, 수빈과 준서는 결혼했다. 그들의 결혼식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사랑만큼이나 따뜻하고 진심이 담겨 있었다.

준서는 여전히 수빈의 곁을 지켰다. 그는 그녀의 경호원이자, 그녀의 남편이자, 그녀의 영원한 사랑이었다. 그는 매일 아침 그녀가 좋아하는 커피를 내려주었고, 그녀의 모든 순간을 함께했다.

어느 날 아침, 수빈은 준서에게 물었다.

"여보. 이제 '경호원님, 선을 넘어주세요!' 라고 말할 필요 없겠죠?"

준서는 그녀의 손을 잡고 미소 지었다.

"수빈 씨. 나는 이미 오래전에 선을 넘었어요. 그리고 나는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이 영원히 당신을 지키는 '최고의 경호'가 될 것이라고 믿어요. 사랑해요, 수빈 씨."

준서는 그녀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했다. 그들의 사랑은 '경호원과 피경호인' 사이의 금지된 사랑이었지만, 그들은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고, 마침내 영원한 행복을 찾았다. 그들의 사랑은 세상의 모든 선을 넘어, 영원한 경호가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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