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녀

별헤는밤 (윤동주) 시, 읽기, 해석, 다운로드

에스쁘와르 2025. 6. 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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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거외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은 가을밤 하늘의 별을 보며 유년 시절의 추억과 그리움, 그리고 조국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낸 시입니다.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기 성찰을 통해 순수한 영혼을 지키고자 했던 시인의 아름다운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어머니'를 부르며 전해지는 절절한 그리움과 마지막 연의 희망적인 메시지가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윤동주-별헤는밤-하늘과_바람과_별과_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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